포사모(포켓볼을 사랑하는 사람들의 모임)는 대한민국에서 가장 오래된 포켓볼동호회로 통한다. 출발점은 무려 29년전(1995년), PC통신 ‘나우누리’ 시절로 거슬러 올라갈 정도다. 그로부터 현재까지 숱한 전국대회 트로피를 들었고, 문성욱 박성우 김지혜 등 전문선수도 여럿 배출했다.
이런 포사모도 펜데믹 여파를 피해갈 순 없었다. 집합이 어려워지자 40여명에 달했던 정기모임(정모) 참여자 수가 현재 20명 안팎으로 준 상태며, 신규회원 유치에도 애먹고 있다고 한다.
지난 3일, 그들의 홈구장인 재클린풀클럽(서울 방배동)서 만난 포사모 오주황(47) 운영자의 전언이었다. 시류 탓으로만 돌리기엔, 실력이면 실력 규모면 규모에 왕성한 활동량까지 갖췄던 동호회로선 자존심에 생채기가 날 만한 상황.
이에 임원진은 올해부터 ‘저년차 회원’들의 핸디수준을 동호회 평균수준(6~7점)으로 높이면서, 기존-신규회원 간 융합에 초점맞춰 동호회를 운영, “예전만 못하다”는 우려의 목소리를 잠재울 계획이다.
우선, 동호회의 원동력인 정모 개최요일을 ‘매주 수요일’→‘매달 마지막 주 토요일’로 손질했다. “평일보다 모임이 수월한 주말에 기존 회원들이 저년차 회원을 케어하며 즐기는 정모로 유도한다”는 게 오주황 운영자의 설명이다.
이어 정모에 참여한 초보급(핸디4점 이하) 회원들에겐 1일 코치까지 붙여 무료로 실력상향 기회를 제공한다. 이 시스템을 토대로 회원 평균수준을 높여 과거처럼 전국대회 입상도 노린다는 복안이다.
이러한 내용은 홈구장(재클린풀클럽) 대표인 김주찬 회원을 비롯, 박응준 강아람 등 장수회원들의 의견이 반영된 일종의 ‘자구책’이다. 동호회가 좋아 20년 넘게 동호회를 지키고 있다는 그들이다.
아울러, 29년역사 포사모의 전통인 1박2일 일정의 ‘MT’, 당일치기로 운동하며 즐기는 ‘소풍’, 드레스코드 맞춰 입고 공치며 한 해를 마무리하는 ‘연말 이벤트’도 그대로 이어간다.
이 같은 시즌계획을 전한 오주황 운영자는 다음과 같은 말을 남기며 인터뷰를 마쳤다.
“저희 활동이 위축된 것 사실이다. 일각에선 ‘포사모가 셔터 내렸다’는 얘기도 들린다. 올해부턴 회원간의 융합으로 달라진 포사모를 보여드리려고 한다. 점차 활성화될 저희의 2024년을 기대해 주시라.”
[서울 방배동=이상연 기자/큐스포츠뉴스 취재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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