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강돌풍’ 이형래는 現 ‘건설업체 대표’, 아내 정미나와 선수 3년차… “다음엔 부부 동반입상을”

 

 

무명의 ‘이형래 돌풍’이 4강서 소멸됐다. 16일 저녁 강원도 양국군 청춘체육관에서 펼쳐진 ‘제19회 대한체육회장배 2024 전국당구대회’ 준결승서 최근 기세가 좋은 이범열(시흥시체육회)에게 35:50(37이닝)으로 패하며 대회를 마감했다.

 

이번 ‘제19회 대한체육회장배 2024 전국당구대회’ 남자3쿠셔 부문서 ‘무명 돌풍’을 일으키며 준결승까지 진출한 이형래.

 

그러나 이 무명선수의 대단했던 돌풍은 팬들의 뇌리에 깊은 여운을 남겼고, 그 주인공에 관한 호기심을 증폭시켰다.

이날 준결승전 직전까지도, 대다수의 당구팬들에게 선수 이형래의 인생은 베일에 싸여 있었다. 이에 본지가 경기중 그의 아내이자 현역 여자3쿠션 선수인 정미나를, 경기직후 당사자와 만나 ‘이형래 인생’의 베일을 조금씩 벗겨봤다.

우선 이형래의 선수 외적인 삶이다. 강구조물 사업체인 ㈜리치건설의 대표였다. 해당 분야에서 오래 몸담은 그는 지난 2021년 이사직으로 있던 현 업체(리치건설)를 직접 인수해 현재까지 이끌어오고 있다고 했다.

선수등록은 지난 2022년이다. 이형래-정미나 부부의 본거지가 대전인 관계로 대전당구연맹을 통해 선수로 등록한 뒤, 지난해부터 부부가 모두 세종당구연맹으로 적을 옮겨 활약중이다. 부부의 선수경력은 올해로 3년차에 불과한 셈.

여담으로, 이형래는 10년 넘게 대전 지역 동호인으로서 활발히 활동해왔다고 한다. 그러다 지금으로부터 8년 전, 포켓볼에서 캐롬으로 종목을 전향한 한 여성 동호인을 만나 당구 코칭을 해주게 됐는데, 그 여성이 바로 아내인 정미나다.

당구 실력과 함께 사랑도 꽃피운, 77년생 남성과 89년생 여성은 지난 2021년에 ‘백년가약’을 맺기에 이른다.

그 와중에 이형래는 가슴속에는 ‘선수의 꿈’이 점차 커져만 갔다. 오랜 동호인 생활을 통해 갈고 닦은 자신의 실력을 전국 무대에서 국내 톱클래스 선수들과 겨루고 싶은 열망이 더욱 거세게 불타올랐다.

고심 끝에 이형래는 아내에게 동반 ‘선수등록’을 권유, 부부 선수가 탄생하게 됐다.

 

남편의 4강전 경기를 지켜보며 본지와의 인터뷰에 응한 정미나 선수. 남편인 이형래와 함께 지난 2022년 대전당구연맹에 선수등록 했고, 지난해부터는 부부가 함께 세종당구연맹으로 적을 옮겨 활약중이라고 했다.

 

아내 정미나에 관한 여담으로, 그는 20~40대 여성들로 구성된 대전 당구동호회인 ‘대전미스캐롬’ 회장으로서 회원들을 이끌고 있다. 올해로 결성 2년째를 맞은 ‘대전 미스캐롬’은 대전뿐만 아니라 충청권 전역으로 유명세가 퍼져나가고 있다.

이렇게 베일을 벗기고서, 이번 대회에 관한 소감을 이형래에게 물었다. “‘선수해보자’는 제안에 동의해줬으며, 본업이 끝난 뒤인 늦은 시간에도 연습을 할수 있게 배려해준 아내에게 감사하다. 이루 말할 수 없을 정도로”란 답변을 한 이형래가 애정어린 눈빛으로 아내를 지긋이 바라본다.

그 상황이 다소 쑥스러워 멀찌감치 떨어져 있던 아내 정미나는 남편의 답변이 끝나고서야 위로의 한 마디를 건낸다. “목에 메달 걸었잖아. 충분히 잘했어. 고생 많았어”라고.

이와 관련해, 사실 정미나는 경기 중 본지에 더 진솔한 심정을 들려줬다. 눈은 한창 샷을 준비하던 남편 쪽으로 향한 채 “(남편이)정말 열심히 노력해왔다. 그에 대한 보상으로 훌륭한 결과(4강진출)가 따라온 것 같다”면서 “대단하다”며 웃어 보였다. 그러면서 “다음엔 저도…”라며 선수로서 남편의 입상이 부러운 눈치도 조금 보인다.

 

이형래의 ‘공동3위’ 기념촬영에 앞서 남편의 포즈를 코칭해주고 있는 아내 정미나.

 

마지막으로 이형래에게 차기 대회에 관한 각오를 물었다. “이번 대회 성적이 일회성이 아니라는 걸 증명해내고 싶다”는 당찬 다짐이 들려온다.

이에 정미나도 고개를 끄덕이며 응원의 마음을 전한다. 이어 부부는 “다음엔 동반입상을”이란 바람을 전하며 인터뷰를 마쳤다. 부부는 이후 한동안 귀한 ‘동메달’을 어루만졌다.

 

[양구=이상연 기자/큐스포츠뉴스 취재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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