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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7개월여만 8강行’ 최지민 ‘부진의 터널’을 회고하다 “사실 당구 때려치우려 했다, 그런데…”

 

매우 오랜만의 호성적에도 최지민은 덤덤했다. 아니, 긴장의 끈을 놓지 않는 눈치였다. 아주 잠깐의 안도조차 그에겐 사치인 듯했다.

최지민은 20일 오후 2024-25시즌 개막전 ‘우리금융캐피탈 LPBA챔피언십’ 16강서 풀세트 접전 끝에 3:2로 승리, 8강에 올랐다. 그로선 준우승으로 높이 날았던 지난 2021-22시즌 7차투어 이후 무려 2년3개월만에 이룬 8강진출이다.

소감을 묻자 최지민은 “너무나도 오랜만이네요”라고 운을 떼더니 “(8강에)올라온 김에 열심히 해 한 칸씩 올라가보겠다”며 입술을 앙다물었다.

그리곤 다소 충격적인 사실을 들려줬다. 직전 시즌 내내 성적이 신통치 않아 자신이 부끄러웠고, 심지어 “진지하게 당구를 때려치우려고 고민했다”는 것.

“성적도 성적이지만, 제 실력의 한계를 느껴 힘들었어요. 프로선수라면 그 벽을 넘어서야 하는데 당시의 저는 도저히 그럴 상태가 아니었어요.”

 

 

참 힘든 방황기였다. 거의 자포자기의 심정으로 경기에 임했다. 그것이 불과 수개월전인 직전 시즌 막바지까지의 최지민이다.

시련이 끝날 기미가 없자, 참다못한 그의 지인들이 채찍을 빼 들었다. 13년 지기인 김보미 등 동료선수들이 “정신차리라”고 최지민을 호되게 다그쳤다고 한다.

그러자 정신이 확 들었다. 이윽고 “내가 당구를 왜 그만둬야 해?”라는 결론에 도달한 최지민은 이전보다 더 억세게, 그리고 오래 큐를 움켜쥐었다.

“연습량을 늘렸어요. 최대 10시간에서 지금은 최소 12시간 이상 연습장(이수 옵티머스-구로 유니빌리어드)서 공을 쳐요. 새벽 3~4시는 돼야 연습이 끝나요.”

2~3개월에 걸친 비시즌기를 이렇게 보낸 최지민이다. 그 결과가 2년3개월만의 8강진출이란 결실로 맺어졌다. 그럼에도 최지민은 “아직 기뻐하긴 이르다”고 단호하게 말했다. 간신히 움켜쥔 투쟁정신을 투어 끝까지 손에 쥐고 가려는 각오다.

“24시간 당구채널을 틀어놓고 딸을 응원하신다”는 부모님과 오빠 등 가족을 위해서라도 최지민은 그 각오를 매순간 되뇌려고 한다.

또한, 긴장의 끈이 탄성을 잃으려고 하면 “베트남(시즌3차 하노이 투어) 가야지!”라고 동기부여 해주는 동료선수들(김보미 이미래 임혜원 등)을 떠올려 열정의 원료로 삼으려는 그다.

“오랜만에 잡은 좋은 기회잖아요. 8강전서 제가 가진 모든 걸 다 쏟아부어 후회하지 않는 경기를 치르고 싶어요. 만약 결과가 좋지 않더라도 다시 시작할 겁니다. 올시즌은 이제 막 시작했잖아요. 응원해주세요!”

 

 

[일산=이상연 기자/큐스포츠뉴스 취재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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