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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구계로 스며든 사우디 ‘오일머니’, 韓당구인 필자는 씁쓸~ [칼럼]

 

 

잡탕당구 이완수의 포켓볼프리즘 제13화

사우디 오일머니가 글로벌 포켓볼 판을 촉촉하게 적시고 있다. 이 가운데 필자는 씁쓸하다.

지난 6월 3일, 사우디아라바이에서 총 100만불(한화 약 13억 9000만원)이란 거액의 상금이 걸린 ‘월드풀챔피언십’이 열렸다.

1등 상금이 25만불(한화 약 3억5천만원)에 달했다. 선수들이 군침 흘릴만한 액수다. 이에 전세계 강호들이 대거 사우디에 집결해 상금 사냥에 나섰다.

그래서일까. 선수들은 예선 시작부터 엄청난 에너지를 뿜어냈다. 마치 정글에서 왕이 되기 위한 몸부림을 보여주듯 각양각색의 퍼포먼스를 펼쳤다.

 

지난 6월 3일, 사우디아라바이에서 총 100만불(한화 약 13억 9000만원)이란 거액의 상금이 걸린 ‘월드풀챔피언십’이 열렸다. 커다란 상금 때문인지 선수들은 최선을 다하는 플레이는 물론 다양한 퍼포먼스까지 선보이는 등 대회 내내 온 기운을 쏟아붓는 듯했다.

 

치열한 예선의 끝자락에서 일부 선수들에겐 항상 아쉬움이 남는다. 치열한 큐 전쟁 속에 상당수의 강호들이 고배를 마셨다. 그렇게 64강 대진표가 완성됐다. 이를 국가와 인원별로 살펴보자.

이번 대회 예선서 유럽은 19개국서 총 31명 생존했다.

독일 폴란드 스페인 영국 4국은 3명씩, 보스나이허세고비나 네델란드 알바니아 오스트리아 4국은 2명씩, 리투아니아 덴마크 헝가리 포루투갈 핀란드 에스토니아 그리스 코소보 터키 세르비아 이탈리아는 1명씩 64강에 올려 보냈다.

아시아는 9개국서 총 26명 살아남았다. 필리핀 9명, 대만 8명, 싱가폴 2명, 홍콩 쿠웨이트 중국 일본 카타르 시리아 아랍 각 1명씩이다.

아메리카대륙에선 미국 6명, 캐나다는 1명이 64강에 올랐다.

필자가 일일이 국가와 인원수를 적어본 이유는 독자분들에게 국가별 포켓볼 저변과 세계 당구지형의 변화를 알리기 위함이다.

이번 ‘월드풀챔피언쉽’에 대한민국 포켓볼 선수는 없었다. 여러 이유가 있지만, 가장 큰 이유는 매치룸스포츠 주최 대회, 즉 프로 포켓볼 판에서 활동하는 남자선수가 없기 때문이다.

 

올해 2월 대한당구연맹 디비전리그 경기로 개최된 ‘제1회 2024 포켓9볼 한국오픈’ 대회 전경

 

안타까운 현실이다. 다만, 한국 땅에서 포켓볼에 대한 관심도 하락, 그에 따른 저변 붕괴는 어제오늘 일이 아니니 ‘월드풀챔피언십 한국선수 0명’이란 현실이 이해되지 않는 바는 아니다.

한국 포켓볼계는 지난 20여년 간 지각변동을 일으킬만한 투자가 없었다고 볼 수 있다. 투자를 못한 것인지, 하지 않은 것인지. 필자 입장에선 둘 다 맞는 말 같다.

이 대목에서, 종목 간 균형발전 얘기를 하지 않을 수 없다. 한국의 1990년대 당시 포켓볼은 성행했다. 그러다 2000년대 들어서면서 서서히 쇠퇴했는데, 그 원인 중 하나로 당구종목별 정치적 이해관계가 얽혀 있었기 때문이라는 점을 필자는 지적하고 싶다.

또한, 대한민국 당구계 지도층 가운데 캐롬인이 압도적으로 많아 원활한 종목별 균형발전이 어려웠다는 생각이다.

물론 이는 개인적인 의견일 뿐이다. 객관성이 다소 떨어질 수도 있을 것이다. 그저 대한민국 포켓볼 판에서 선수시절을 거쳐 현재 지도자로 활동중인 필자의 시선으로 바라본 한국 포켓볼계의 현주소를 짚고 싶었다는 점만 알아주셨으면 한다. 구독자 여러분들의 넓은 마음으로 양해해주시길 정중히 부탁드린다.

이어, 대한민국이 포켓볼에 성지가 되는 그날까지 어떠한 노력도 마다하지 않을 것이라는 각오를 전하며 글의 마침표를 찍는다.

 

[글=이완수 인천광역시체육회 당구팀 감독/정리=이상연 기자/큐스포츠뉴스 취재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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