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에서 ‘스누커 프로리그’ 탄생 조짐이 포착됐다.
국내 스누커 선수들에게 ‘연습·경기장’을 제공중인 원스톤컴퍼니(대표 박용준) 측이 본지에 “내년도(2025년) 4월 스누커 프로리그 원년 시즌 출범을 목표로 관련 작업에 착수 중”이라고 밝혔다.
이러한 원스톤컴퍼니의 의지가 실현된다면 ‘스누커 불모지’와 다름없는 한국 당구계 전체가 주목할만한 일대 사건이 될 전망이다.
“방송중계 가능한 ‘전용경기장’ 올 10월 구축”
“경기장 부지 확보, 올 9월 훈련장도 확장이전”
올 3월 대한당구연맹과 한 업체와 ‘스누커 연습장 및 경기장 공간 조성’에 관한 협약을 맺었다. 협약 업체는 유청소년 육성 및 선수 매니지먼트 사업이 주축인 종합 스포츠매니지먼트 기업, ‘원스톤컴퍼니’(비영리단체)였다.
현재 세종시와 시흥시에 스포츠센터를 운영 중인 원스톤컴퍼니는 협약에 따라, 시흥 스포츠센터 일부 공간을 스누커훈련장·경기장으로 제공하고 있다. 센터 내 트레이닝 및 재활, 선수관리 프로그램 또한 스누커 선수들이 누릴 수 있다.
이러한 현재를 넘어, 원스톤컴퍼니의 시선은 ‘스누커 프로화’란 미래로 향하고 있다. 이를 위해 ‘스누커 프로리그’를 위한 프로단체를 구성하고, 해당 단체 사무국을 중심으로 리그를 운영해나간다는 것이 업체 측의 계획이다.
이와 관련해 박용준(54) 대표는 스누커 프로리그 ▲전용구장 ▲리그 방식 및 팀 구성 등에 관한 구체적인 내용을 공개했다. 해당 내용 중 일부는 ‘청사진’ 단계를 넘어 ‘현실화’ 단계에 접어들고 있었다.
리그의 터전이 될 ‘전용경기장’ 부지는 이미 확보된 상태였다. 시흥 원스톤스포츠센터와 가까운 거리의 한 건물 내부(전용 250평 규모)에 관중석을 갖추고 방송중계 장비 세팅도 가능한 전용구장이 구축될 예정이다. 전용구장 예상 완공 시기는 10월 말이다.
전용 훈련장도 들어선다. 정확하게는 기존 시흥 원스톤스포츠센터 훈련장이 전용구장을 품은 곳으로 옮겨지는 것이다.
새로운 훈련장에 대해서는 “규모가 기존보다 최소 2배 이상 커지며, 테이블 숫자도 기존(스누커 당구대 4대)보다 3대(포켓볼 당구대) 더 늘어난다”고 밝혔다. 훈련장 이전작업은 9월 말 마무리 될 예정이다.
“원년 시즌 10구단 체제, 팀당 보유선수 3명”
“非톱랭커와 우선계약, 외국선수도 참가”
원스톤컴퍼니가 구상하는 ‘스누커 프로리그’ 원년 시즌은 ‘풀리그’ 방식으로 치러진다. 프로축구·프로야구 정규리그처럼 리그 종료 후 최종승점이 가장 높은 팀이 우승하게 된다.
원년 시즌 참가팀은 총 10개 구단이다. 팀(구단)당 보유선수는 주전 2명과 후보 1명 등 총 3명이다,
이를 위한 선수 확보작업은 10월부터 본격 펼쳐진다. 박용준 대표는 ‘저평가된 선수’나 ‘전도유망한 젊은선수’ 등이 주 영입대상이 될 것이라면서 “지역연맹·실업팀 등으로부터 급여를 받는 ‘톱랭커’ 외 선수들에게 기회를 제공하려고 한다”고 강조했다.
이어 구단-선수 간 계약(연봉+수당 등 옵션)이 체결된다. 계약이 완료된 선수들에겐 구단 차원에서 숙소비용(보증금)이 지원되도록 할 방침이다.
외국 선수들도 계약 대상이다. 필리핀 태국 등 스누커가 강세인 동남아 지역 등에서 외국인 선수를 스카우트해 리그 원년부터 바로 투입할 계획이다.
리그의 흥행을 위한 고민의 결과물도 있다. 먼저 경기방식의 다변화를 꾀했다. 개인전뿐만 아니라 복식전, 남녀혼복전 등 다양한 방식의 경기를 수시로 제공하려 한다. 또 기존 스누커 테이블보다 조금 작은 규격의 테이블 도입도 진지하게 논의되고 있다.
박용준 대표는 “非톱랭커, 사실상 실업자”
“프로리그로 일자리 창출, 교육사업와 연계”
박용준 대표는 원스톤컴퍼니의 ‘스누커 프로리그’ 출범 취지를 이렇게 밝혔다.
“프로가 아닌 체육종목에선 톱랭커가 아닌 선수들의 실업율이 90%에 육박하거나 그 이상입니다. 당구도 마찬가지라고 생각합니다. 이에 리그를 만들어 사실상 실업자인 셈인 선수들에게 일자리를 제공하고 싶습니다.”
‘일자리’ 개념에는 선수뿐만 아니라 지도자의 역할도 포함된다. 원스톤스포츠센터가 구축해 놓은 유소년 선수 대상 스포츠종목 체험 프로그램 과정의 지도자로 스누커 선수들이 투입되는 것이다.
(편집자 주=원스톤컴퍼니 측은 스포츠바우처 사업을 통해 아동 성장발달 운동, 선수 피지컬 트레이닝 및 스포츠 재활, 사회인 야구 레슨 등의 프로그램을 제공하고 있다.)
이를 통해 스누커 유망주가 발굴되면 프로리그로 합류하는 일종의 프로스누커 판 ‘유소년 시스템’을 구축하겠다는 복안이다. 또 현재 원스톤컴퍼니의 장학사업 통해 기대주에 대한 훈련비 등을 지원할 계획이다.
박용준 대표는 “한국은 아직 스누커 불모지와 다름없지만, 작은 움직임이 모이면 종래에는 큰 변화가 있을 것이라고 생각한다”면서 “내년 4월 출범을 계획주인 프로리그를 통해 한국에서도 세계적인 스누커 플레이어가 나오길 기대한다”는 바람으로 인터뷰를 마무리했다.
[시흥 거북섬=이상연 기자/큐스포츠뉴스 취재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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