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문난 ‘인간 엔돌핀’ 김예은이 오늘(2일)도 활짝 웃었다. 소속팀 웰컴저축은행이 시즌 2라운드 막판 ‘역전우승’의 희망을 품게 돼서다.
김임권이 레펀스를 11:8로 이겼다. 이로써 웰컴저축은행은 2일 밤 경기 고양시 킨텍스 PBA전용구장서 열린 ‘웰컴저축은행 PBA팀리그 2024-25’ 제2라운드 3경기서 SK렌터카를 최종 세트스코어 4:1로 잡아내는데 성공했다.
그 결과, SK렌터카의 ‘2라운드 조기우승’은 최종 무산됐고, 반대로 웰컴에 ‘역전우승’이란 희망이 생겼다. 3일 2라운드 최종전서 SK렌터카가 승점확보에 실패하고, 웰컴이 ‘3점승’하면 웰컴의 희망이 현실이 된다.
이에 팀 창단부터 ‘안방마님’과 같은 존재감과 역량을 발휘해 온 김예은에게 이날 2세트 승리(김도경과 함께 9:3 승) 소감, ‘역전우승’을 바라는 팀 분위기 등을 들어볼 심산으로 인터뷰 테이블을 꾸렸다.
초반부는 예상치를 크게 벗어나지 않은 답변들이 나왔다. 팀 구성원들이 각자 수행중인 역할과 그 속의 자신의 포지션을 등을 짚어줬다.
으레 그렇듯 밝은 미소와 함께였다. 하지만 인터뷰가 진행되면서 김예은은 자신의 환한 ‘미소’ 뒤편의 이야기들을 하나둘 꺼내놓았다.
음주운전 교통사고를 당했던 ‘아픔’, 그런데도 불태우고 있는 당구에 대한 ‘집념’ 등의 내용들이 인터뷰 테이블 위에 펼쳐졌다.
심도 깊게 자신의 사연을 전한 후 김예은은 “웰컴이 팀 상징인 불사조처럼 다시 훨훨 날아오를 것”이란 말로 창단 멤버로서의 팀 반등을 바라는 마음과 그것을 위한 강한 의지를 피력했다.
‘미소’로 밝힌 “호흡 점점 맞아가는 우리팀”
“부상이탈한 세미, 최근에 연습 시작”
김예은은 승리의 기쁨, 2라운드 최종전을 앞두고 생긴 ‘우승의 희망’ 등을 전하며 “우리 팀 호흡이 점점 맞아가고 있어 다행”이라며 환한 미소를 보였다.
‘맏언니’ 최혜미는 털털한 성격을 바탕으로 ‘삼촌들’(서현민-김임권)과 여자선수들 간 ‘윤활류’역할을 하고 있다고 한다. 김예은 자신은 특유의 밝은 성격으로 팀 분위기를 붐업 시키면서 그간 쌓은 영어 실력을 발휘해 한국선수-외국선수 간 ‘가교’가 되고 있다고 했다.
‘영어 통역’ 얘기를 하며 반가운 소식도 들려줬다. 부상으로 이탈중인 세미 사이그너가 “최근 몸상태가 많이 호전돼 연습을 시작했다”는 것. 이어질 3라운드 등 팀리그 일정을 위해 김예은이 수시로 연락해 사이그너의 몸 상태를 체크하고 있었다고.
이런 김예은은 팀의 남녀 막내들에게 “영어를 조금씩 가르쳐주고 있다”면서 자연스럽게 대화의 화제를 막내들로 돌렸다.
‘여자막내’ 김도경에 대해선 “애교가 참 많고, 너무나도 열심히 하는 친구라 항상 많이 챙겨주려고 한다”고 했다. ‘17살 신입생 막내’ 김영원에 대해서는 “은근히 능글맞은 면이 있다”고 말하며 살짝 미소를 지은 뒤 “(김)영원이가 필리포스(카시도코스타스)를 좋아하는지, 쉴 새 없이 질문을 퍼부어 댄다”고 알려줬다.
“하노이오픈 직전 당한 ‘음주운전 교통사고’”
“후유증 여전, 그럼에도 치료시간 외 당구만”
팀 분위기를 짚은 뒤, 본격적으로 김예은의 근황을 묻자 “2라운드 직전부터 연습량을 늘려 컨디션이 좋았고, 덕분에 자신감이 부푼 상태로 2라운드를 치르고 있다”고 말했다. 요즘도 “수면시간을 제외하곤 거의 다 테이블에서 보내고 있다”고 덧붙였다.
그 결과, 김예은은 올시즌 팀리그 1라운드~2라운드서 팀 여자선수 중 가장 많은 세트승(14승)으로 팀에 큰 힘을 보태고 있다.(팀 공헌도 1위는 총 16승의 카시도코스타스)
헌데 이렇게 연습의 피치를 올리게 된 배경이 다소 의외이자 꽤 충격적이었다.
“하노이오픈 일주일 전에 음주운전자가 제가 운전하던 차량을 쳐, 핸들을 잡고 있던 제가 양 손목을 다치게 됐어요. 치료도 제대로 안 된 상태에서 대회에 나가니 잘 될 턱이 없죠. 속상했어요. 그래서 귀국하자마자 연습에 매진했죠. ‘사회와 단절’ 수준으로요. 지금도 그래요”
“브릿지 조차 잡히지 않을 정도”였다고 김예은은 2개월여 전 사고 직후를 회상했다. 이를 꾸준한 치료와 당구에 대한 의지로 극복해내고 있다고. 또 홀로 눈물을 삼키는 동안 “(최)혜미 언니, (김)도경이가 심적으로 많은 도움을 줬다”며 고마워했다.
다만, 교통사고 후유증은 아직도 남아 있다. 한의원서 봉침을 맞는 등의 치료를 해가며 연습장, 대회장을 오가는 중인 최근의 김예은이다.
지난시즌, 올시즌 1라운드 팀 부진에 “충격”
‘옛 웰컴이 아닌데?’란 시선에 “자존심에 상처”
김예은은 팀 창단 때부터 5시즌째 활약 중인 ‘웰컴 우먼’이다. 웰컴은 팀리그 원년부터 3시즌 연속 포스트시즌 진출, 파이널 우승(21-22) 등으로 막강한 포스를 뽐내던 팀이다. 김예은도 그 역사를 함께 썼다. 이런 그에게 지난시즌 포스트시즌 탈락은 “큰 충격”으로 다가왔다.
“충격이 컸어요. 그리고 올시즌 1라운드 5연패도 충격적이었죠. 그보다 더 싫은 건 우리팀을 향한 ‘옛 웰뱅이 아닌데’란 시선들이요. 자존심이 크게 상했어요.”
이에 반등을 위한 기폭제가 필요했던 웰컴은 시즌 2라운드 중후반부 들어 3연승을 달리며 그전까지 눈에 잘 보이지 않던 ‘우승’을 가시권에 두는 상황을 만들어 냄으로써, 팀 분위기를 한껏 끌어올리는 데 성공했다.
그리고 웰컴의 시야는 2라운드를 넘어 포스트시즌까지 향해 있다.
관련해 김예은은 “라운드 우승을 SK렌터카에 넘기더라도 포스트시즌 진출의 길은 많아요. 그래서 저희 팀은 희망을 놓지 않을 것이고, 그만큼 뒤이어질 라운드들을 잘 치러야 하는 점도 명심해야겠죠.”라는 마음가짐을 전했다.
이어 인터뷰 내내 이어져온 미소를 걷어내고는 “새롭게 짜여진 우리 팀 라인업은 절대 약하지 않아요. 팀 상징인 불사조처럼 되살아나 훨훨 나는 모습을 보여드릴 겁니다.”라는 강한 의지를 피력했다.
이 멘트를 날리는 김예은의 눈빛은 반짝이다 못해 반등-승리를 향한 불꽃으로 활활 불타오르고 있었다.
[일산=이상연 기자/큐스포츠뉴스 취재부장]
기사제보=sunbisa4@naver.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