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4살? 놀라워. 미래에 대성할 선수와 사진촬영 할 수 있을까?”
네덜란드에서 온 레기 브라우버스가 자신을 이긴 한국 소년의 나이를 듣곤 감탄하며, 기념촬영을 요청했다. 그리곤 연신 엄지를 치켜세웠다. 이에 앳된 얼굴의 소년은 수줍은 듯 배시시 웃더니, 두 볼이 조금 벌게졌다.
이 주인공은 중학교 2학년, 올해 14살 김현우(칠보중)다.
김현우가 5일 밤 서울 강서구 KBS아레나에서 펼쳐진 ‘2024 서울3쿠션월드컵’ PPQ(2차예선) E조를 2연승, 조1위로 통과하며 PQ행을 확정지었다.
김현우는 PPQ 1차전서 일본의 ‘베테랑’ 아라이 타츠오를 30:25(29이닝)로, 이어진 2차전서 레기 브라우버스를 2시간이 넘는 장시간 혈투 끝에 30:25(37이닝)로 꺾었다. 25:25로 팽팽하던 마지막 37이닝서 터진 5득점이 이날 2차전 경기의 하이라이트였다.
경기직후 PQ진출 소감을 묻자 김현우는 “기쁘지만, 경기력이 형편없어 만족감이 높진 않다”는 다소 성숙한 소감을 들려줬다. 그의 2차예선 토탈 애버리지는 0.909.
이어 PQ에서는 “보다 높은 애버리지로 승리하고 싶다”는 바람도 전해줬다.
한편, 김현우의 아버지(김진철씨,55)는 현장에서 손에 땀을 쥐고 아들의 PPQ 1~2차전 승리를 지켜봤다고 한다.
이런 아버지에게 아들의 PQ행 소감을 묻자 “휴~”라는 안도의 한숨이 먼저 나온다. 그리고는 “경기도 수원에서 개인택시를 운영 중인데 아들이 월드컵 출전하는 며칠 동안 영업을 접어야 했다. 앞으로 며칠 더 쉬어야할 것 같다. 그만큼 돈은 못 벌지만, 아들의 월드컵대회 활약상에 기분은 너무나도 좋다”며 활짝 웃는다.
이어 아버지가 아들의 머리를 쓰다듬는다. 그 장면 이후 김현우의 PPQ 마지막 상대였던 브라우버스가 김현우의 나이를 묻고 기념촬영 요청한 것이다. 이를 바라보는 아버지 김진철씨의 얼굴에는 흐뭇함이 한가득하다.
김현우는 초등학교 6학년 때 당구를 본격적으로 시작, 구력이 2년 6개월에 불과하다. 이런 그가 이번 서울월드컵에서 ‘14세 돌풍’을 일으키고 있다. 이제 그 돌풍은 6일 PQ에서도 이어질 예정이다.
[서울 강서구=이상연 기자/큐스포츠뉴스 취재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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