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진아가 활짝 웃었다. 소속팀 하나카드 하나페이가 ‘웰컴저축은행 PBA팀리그 24-25’ 시즌 4라운드 우승을 차지한 직후다. 우승팀 기자회견에 나서 “보이지 않은 곳에서 팀을 위해 많은 일을 해왔는데, 이번엔 보여지는 부분(성적 등)에서 내 할 일을 한 것 같아 기쁘다”며 미소를 보인다.
그리고는 “그간 팀에 필요없는 선수라는 생각에 위축된 게 사실이었다. 이제 그런 생각에서 탈출하게 된 점이 좋은 성적보다 더 만족스럽다”고 힘줘 말했다.
김진아는 이번 4라운드서 본식전(2세트)만 총 8번 나서 팀에 6승을 가져다줬다. 지난 1~3라운드 모두 합쳐 4승(1라운드 2승, 2라운드 2승, 3라운드 무승)에 불과했던 그로선 장족의 발전을 이룬 셈이다.
이와 관련해 ‘김진아의 2세트 파트너’ 김가영은 “우리 (김)진아가 달라졌다”며 엄지를 세운다. “그간 서로 친한 사이였음에도 소통과정에서 어려움이 있었으나, 이번 4라운드 들어 (김진아가)말을 너무나도 잘 알아듣더라”는 것. 그러면서 “서로의 호흡을 맞춰나갈 시간이 필요했던 것 같다”고 덧붙였다.
이를 들은 ‘캡틴’ 김병호가 김진아와 김가영을 흐뭇한 미소를 지으며 바라본다. 그러더니 “(김)진아가 팀리그 병을 심하게 앓다가 드디어 극복한 것 같다”고 했다.
팀리그 병이란, ‘혹여 팀이 나 때문에 지는 것 아냐’란 감정이 점차 커져 플레이에도 지장을 주는 것이라고 김병호는 설명했다. 이 생각에 힘들어하던 김진아가 시간과 노력을 쌓아가며 드디어 헤쳐나오게 됐다는 것이 그의 지론이었다.
또 ‘팀리그 병’의 특효약은 “이것”이라며 우승 트로피를 툭 건드린다. 이에 동의한 듯이 김진아의 입꼬리가 살짝 올라갔다.
하나카드 하나페이는 직전 23-24시즌 영광의 ‘파이널 챔피언’이었다. 그 당시 포스스트시즌서 김진아는 극소수의 경기만을 배정받은 탓에 홀로 마음 고생을 해야만 했다. 우승 기자회견 때, 그리고 본지와의 인터뷰에서 그 속사정을 토로하며 눈물을 보이기도 한 김진아다. 이제 그 시절을 지나 부진했던 팀의 반등-포스트시즌 직행 등에 한몫을 하는 선수로 당당하게 자리하게 됐다.
기자회견 직후 김진아에게 사진을 요청했다. 당당한 발걸음으로 나서 팀을 상징하는 손가락 ‘하나’를 양손으로 펼쳐 보인다(섬네일 사진). 뿌듯한 미소와 함께.
[광명=이상연 기자/큐스포츠뉴스 취재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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