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헐크’의 올 시즌은 대단했다. 개인투어 2회 우승에 캡틴으로 팀을 이끈 팀리그에서도 파이널 우승컵을 거머쥐었다. 두 마리 토끼를 잡은 셈이다.
시즌 피날레를 장식하는 월드챔피언십에서는 4강에 진출, 시즌 랭킹포인트 부문에서 다비드 마르티네스(37만 8,000점)를 제치고 1위(40만 2,000점)를 꿰찼다.
이로 인해 ‘PBA 골든큐 어워즈 2025’ 남자부 대상의 주인공은 강동궁(SK렌터카)으로 결정됐다.
그 소감을 프로당구협회가 19일 오후 서울 광진구 그랜드워커힐(비스타홀)에서 개최한 ‘PBA 골든큐 어워즈 2025’ 직전 기자회견서 밝혔다.
“생각지도 못한 좋은 일들만 있는, 기억에 남는 시즌”이라고 운을 뗀 그의 소감을 일문일답으로 공개한다.
[대상 PBA 강동궁 기자회견]
◆ 수상 소감
= 3회 우승한 다비드 마르티네스(스페인·크라운해태)와 대상 경쟁에서 제가 역전하기 쉽지 않았는데, 마지막 대회인 월드챔피언십에서 성적을 잘 내서 대상까지 받게 됐다. 생각지도 못한 좋은 일들만 있는, 기억에 남는 시즌이다. 많은 분이 저를 도와줬는데, 특히 팀을 위해서 도와주신 SK렌터카 모든 관계자들께 감사하다는 말을 전한다.
◆ 팀리그 초창기에는 성적이 저조했지만, 이번 시즌에는 우승까지 차지했다. 어떤 점이 발전했는지.
= 당시 선수들의 이름값이나, 개인적인 능력은 우승할 수 있는 전력이었는데 성적이 좋지 않았다. 시간이 지나고 나서 돌이켜 보니 개인적인 기술도 중요하지만, 팀에 대한 믿음과 팀워크가 부족했다. 중간에 새로운 선수들의 적응이 늦어지며 팀이 힘들 때도 있었다. 또 이전에는 특정 선수에 대한 의존도가 높았다. 모든 선수들의 힘을 결속하지 못한 부분이 많아 힘들 때가 많았다.
바뀐 부분이라면 팀원들을 조금 더 믿어주고 제가 출전하는 경기를 줄이고 팀원들을 넣으려 했다. 팀원들이 다 실력이 뛰어나다. 자기 역할을 하면서 팀이 팀 다워진 것 같다. 또 다 같이 훈련하고 밥을 같이 먹는 시간을 많이 가졌다. 모든 선수들이 다같이 함께해준 게 우승이라는 결과로 이어진 것 같다.
◆ 최근에 진행된 월드챔피언십에서는 유일하게 4강에 진출한 한국 선수였다. 부담이 컸을 것 같다.
= 솔직히 월드챔피언십 개최 전까지는 컨디션이 상당히 좋았다. 하지만 첫 게임을 시작할 때 테이블 컨디션을 비롯한 여러 부분에서 힘들었다. 머리가 새하얘지는 느낌을 받았다. 물론 운도 따라줬지만, 정신력과 이전의 경험을 토대로 이겨내는 법을 터득했다. 덕분에 4강까지 오를 수 있었다. 4강에 오른 유일한 한국 선수인게 힘들지는 않았지만, 월드챔피언십을 주최하는 회사가 제 소속팀인 SK렌터카인 만큼 책임감이 컸다.
4강전에서 세미 사이그너(튀르키예·웰컴저축은행) 선수를 상대로 열심히 했다. 최선을 다했던 게임이라 재미었다. 허무하게 졌다면 후회가 남았겠지만, 아쉽게 진 만큼 후회 없던 경기였다. 아직 우승하지 못한 대회가 월드챔피언십인 만큼 다음 시즌에는 꼭 월드챔피언십에서 우승하겠다.

◆ 독특한 의상을 입고 왔다. 무슨 의미가 있는 건지
= 베스트 드레서 수상 욕심이 있다(웃음). 슈트만 입으면 경쟁력이 없을 것 같아 소품을 이용하려고 했다. 제가 워낙 강아지를 좋아해서, 강아지 인형에 슈트를 입혀봤다. 또 머리도 내려서 젊어 보이려 했다. 만일 이번에 베스트 드레서상을 받지 못하면 다음부터는 소박하게 오겠다(웃음).
◆ 김영원 선수가 개막전 결승전을 통해 많은 걸 깨달았다고 말했다. 김영원 선수랑 월드챔피언십에서도 맞붙었는데, 그 사이 달라진 점이 있던지.
= 이번에 시합을 하면서 많이 달라진 걸 느꼈다. 개막전 결승전에서는 어리고, 높은 무대에서 시합을 하는 게 처음이었기에 가벼운 느낌이 있었다. 그런데도 워낙 어린 나이에 공을 맞추는 감각이 뛰어나 대단하다고 생각했다. 이번에 2번째로 상대했는데, 그 단점들이 많이 사라졌다. 이제는 힘을 빼고 소프트하게 공을 다루더라. 한 3년 정도 시간이 흐르면 지금보다 더 대단한 선수가 될 것이라고 생각한다. 정말 이번에 시합을 하면서 많이 놀랐다. 벌써 이 정도의 높은 레벨까지 성장한 게 대단하다고 느낀다. 우리나라 당구의 미래가 김영원 선수로 인해 바뀔 거라고 확신한다.
◆ 다음 시즌 목표는 무엇인가.
= 모든 선수들이 마찬가지지만, 나 역시 항상 우승을 하고 싶은 마음이다. 나 역시 승부욕이 강한 편이다. 어릴 때 목표는 세계 챔피언, 항상 최고의 위치에 있는 게 꿈이었는데, 나이가 들다보니 쉽지 않다는 걸 느낀다. 제 좌우명처럼 항상 현실에 최선을 다하려고 한다. 결과는 항상 좋게 나왔으면 하는 바람은 있다.
[서울 광진구=이상연 기자/큐스포츠뉴스 취재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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