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구장 금연’이 낳은 학생선수 최우현…‘레전드’들이 발굴·육성→고3에 첫 ‘전국 金’까지

‘당구장 금연’이 낳은 학생선수인 최우현. 한국당구 레전드와 조우, 훌륭한 선생님을 모시게 됐고, 주말리그서 만난 선배의 진심어린 조언들 듣고는, 데뷔 4년차인 고3때 전국대회 첫 우승을 차지했다. 그 사연을 자세히 소개한다.

 

 

‘당구장 금연’이 낳은 학생선수가 한국당구 레전드와 조우, 훌륭한 선생님을 모시게 됐고, 주말리그서 만난 선배의 진심어린 조언들 듣고는, 데뷔 4년차인 고3때 전국대회 첫 우승을 차지했다.

이러한 흔치 않은 사연의 주인공은 최우현(호원방통고3, 고양)이다. 이번 ‘제13회 국토정중앙배 2025 전국당구대회’(제13회 국토정중앙배) 고등부 3쿠션 우승자다.

 

‘2017 당구장 금연’, 2 최우현 쾌재

 

지난 2017년 ‘당구클럽 금연법’ 시행 이후, 당구장은 내부와 외부가 크게 달라졌다. 매캐한 담배연기가 완전히 흡연실에 갇히게 되면서 내부환경이 쾌적해졌다. 또한, 외적인 이미지가 개선됐다. 불량학생들이나 성인 남성들만의 놀이터쯤으로 여겨지던 곳이, 전 세대가 모두 즐길 수 있는 생활스포츠 공간으로 인식되기 시작했다.

이런 변화의 물결에, 당시 중2 최우현은 속으로 쾌재를 불렀다.

“당구장 금연화 훨씬 전부터 당구를 좋아하시는 아버지께 ‘클럽에 데려가 달라’고 숱하게 졸랐어요. 하지만 ‘담배연기’ 탓에 그 의지가 항상 꺾여왔었죠. 헌데 당구장이 금연장소가 돼 드디어 클럽에서 맘껏 큐를 잡을 수 있게 됐죠. 참 기뻤어요.”

 

초교 때 아빠 따라 당구에

2때 현 스승 임윤수와 첫 만남

레전드박병문 원로가 주선

 

초등학교 저학년(2~3학년) 시절, 최우현은 생일날(4월1일) 아버지와 손잡고 간 클럽에서 참 즐거웠단다. 그것이 뇌리에 진하게 남아 있던 가운데, 그가 막 중학교에 입학할 무렵 큰아버지가 당구장을 차렸는데, 마침 코로나19 여파로 손님들이 거의 없던 때라 그곳에서 공을 실컷 칠 수 있었단다.

그러면서 최우현은 당구의 매력에 흠뻑 빠지게 됐다. 전문선수에 대한 생각도 점점 커져갔다.

그러던 그가 ‘금연화’로 미성년자들의 당구장 출입이 비교적 자유로워지자, 곧바로 거주지인 일산시 소재 당구장(7층 당구장)을 연습장 삼아 훈련에 매진했는데, 그곳에서 아버지와 함께 ‘한국 당구 레전드’ 박병문 원로를 만나게 됐다.

‘레전드’는 싹이 보이는 어린 학생에게 자신의 제자를 선생님으로 소개시켜 줬다. 국내 톱랭커·국가대표이자 지도자로도 명성이 자자한 임윤수(현 SBS스포츠 당구 해설위원)씨였다. 이렇게 2021년, 중2 최우현과 임윤수씨가 사제의 연을 맺게 됐다. 또한 최우현은 훈련장인 당구클럽 사장(권오민)과 지금도 연을 이어가고 있다.

 

최우현이 이번 ‘제13회 국토정중앙배’ 고등부 우승 메달과 상장을 들고 자신의 연습클럽(일산 7층당구장)에서 권오민 클럽 사장님(좌), 아버지(우)와 함께 촬영한 사진을 본지에 보내왔다.

 

중3때 선수등록, 전국무대 데뷔

지긋지긋한 준결승 탈락징크스

스승 임윤수, 선배 정예성의 조언극복

 

스승 임윤수씨의 지도 아래 실력을 쌓아가던 최우현은 대대27점이 도달한 직후 선수로서의 첫 발걸음을 떼고 싶었다. 그 마음을 들은 스승은 “그래, 한 번 깨져보더라도 다녀와라”며 제자의 전국무대 데뷔를 응원했다. 그것을 계기로 최우현은 2022년 6~7월, 중3 때 고양당구연맹 학생선수로 등록해 본격적인 선수의 길을 걷게 된다.

‘도전자’의 자세로 전문선수의 길을 나선 최우현은 지역대회와 전국무대 학생부에서 여러번 입상권에 들며 성장의 틀을 닦아왔다. 다만, 아쉬웠던 것이 단 하나 있었는데 바로 ‘우승’이었다.

최우현은 지난해까지 선수로 3시즌을 뛰며 전국무대서 우승은커녕, 결승진출조차 없었다. 그래서 그는 선수 4시즌차인 올해에는 ‘준결승 탈락’ 징크스를 극복하고픈 마음이 간절했다.

이에 최우현은 올시즌 첫 대회인 ‘제13회 국토정중앙배’를 앞두고서는 예전보다 더 세게 이를 악물고 매일 당구장에 가 큐를 잡았다. 선생님의 내준 과제인 큐 선을 정확하게 하는 연습도 열심히 했다. 이어 대회에 임박한 며칠간은 준결승 및 결승시간 때에 가장 좋은 신체 리듬을 갖추기 위한 노력도 기울였다.

그 정성 덕분인지, ‘국토정중앙배’ 학생부서 개인통산 최초로 결승문턱을 넘어선 데 이어, 결승서 김윤종(영등포고부설방통고)을 25:16으로 꺾으며 고대하던 전국무대 우승자의 자리에 앉게 된 최우현이다. 대회에서 결승까지 6승 무패, 애버리지는 0.791을 기록했다.

우승소감에서 그는 “준결승전을 앞두고 ‘결승행 좌절’이란 부정적인 생각이 엄습해왔으나 임윤수 선생님과 (정)예성이 형이 불안해하던 저를 다독여주며 집중력을 끌어올려 주셨다”고 고마워했다.

특히, 주말리그를 통해 만난 ‘선배’ 정예성은 “준결승이라고 생각하지 말라”고 조언했고, 그것이 4강전을 잘 치르는 데 있어 큰 도움이 됐다고 회상했다. 해당 준결승전에서 최우현은 ‘고등부 우승자’ 출신 이규승(강원 서석고)을 맞아 24이닝만에 25:19로 승리, 자신의 대회 베스트 애버리지(1.042)를 쳐냈다.

 

아들 항상 믿어주시는 부모님, 감사

차기 목표는 태극마크

 

최우현은 당구선수로서 길을 한발 한발 전진해가고 있다. 그 길옆에서 자신을 위해 헌신하며 응원해주는 부모님께 “감사하다”는 그다.

아들이 당구를 위해 일반고가 아닌 방통고 진학을 결정했을 때도 부모님은 아들의 의견에 고개를 끄덕여 주며, “혹여 방통고 입학에 실패하더라도 연습에 몰두할 수 있는 방안을 찾자”고 말해줬다고 한다.

이를 전하며 최우현은 자신을 당구선수의 길로 이끈 ‘이정표’와도 같은 존재인 아버지를 떠올렸다.

“아직 제가 어릴 때, 아버지께서는 직접 큐를 톱으로 잘라 어린 제 키에 맞춘 전용큐를 만들어주셨어요. 그 정성은 오늘날까지도 계속되고 있습니다. 참 감사하죠. 틈날 때마다 저와 테이블 사이에 두고 공을 치는 사이기도 합니다.”

부자(父子)의 사연을 전한 뒤, 최우현은 다음 목표를 전하며 인터뷰를 마쳤다.

“전국대회 첫 우승으로 자신감이 붙었습니다. 다음 목표요? (잠시 생각하다)태극마크를 달고 싶어요. 이번 아시아캐롬선수권 선발전에선 첫날 단 1이닝이 부족해 이튿날 결정전 진출에 실패했습니다. 이어질 세계주니어선수권 선발전에선 대표로 꼭 뽑히고 싶어요(작년 세계주니어선수권 선발전은 2차에서 탈락). 많은 응원 부탁드립니다.”

 

[이상연 기자/큐스포츠뉴스 취재부장]

기사제보=sunbisa4@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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