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국내 손꼽히는 ‘1쿠션의 달인’으로 통하는 이정희(시흥). 그가 경기도민체전에서 단 5이닝 만에 경기를 끝내는 압도적 경기력으로 1쿠션 금메달을 목에 걸었다. 지난 3월 아시아 무대에서의 ‘입상실패’ 아쉬움을 씻고, 다시 한 번 국내 1쿠션 최강자임을 입증했다.
이정희는 최근 열린 제71회 경기도체육대회 당구 1쿠션 결승에서 고양시 대표 김봉수와 맞붙어, 시작하자마자 단숨에 승기를 잡았다. 첫 이닝부터 하이런 32점을 쓸어 담으며 분위기를 휘어잡았고, 이어진 5이닝까지 장타를 연이어 기록하며 80:10이라는 믿기 힘든 스코어로 경기를 마무리했다. 애버리지는 무려 16점에 달했다.

상대였던 김봉수는 작년 전남도민체전 3쿠션 챔피언으로, 전국적으로 실력을 인정받는 베테랑. 그런 그조차 경기 내내 반격의 실마리를 찾지 못할 정도로 이정희의 경기력은 압도적이었다.

시흥시 당구팀은 이 금메달을 포함해 고루 좋은 성적을 거두며 도민체전을 종합 2위로 마무리했다.
팀이 시상대에 올라선 그제서야, 이정희는 잔뜩 찌푸렸던 미간의 주름을 펴고 희열의 미소를 보였다.
그는 지난해 아시아캐롬선수권대회에서 동메달을 따냈지만, 올해 대회에서는 아쉽게 메달권 진입에 실패했다. 이에 이정희는 “노메달로 끝난 아시아대회가 많이 아쉬웠다. 이번 도민체전은 이를 갈고 준비했다”며 “그 절실함이 오늘의 결과로 이어졌다”고 소감을 밝혔다.
한편, 이정희는 이번 승리를 계기로 그는 한국 당구계에 뼈 있는 한 마디를 던졌다. “1쿠션은 전국체전과 아시아캐롬선수권의 정식 종목이다. 국내 전국대회에서도 1쿠션이 반드시 정식 종목으로 채택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그래야 전문선수층도 두터워지고, 국제무대에서의 경쟁력도 함께 올라간다”고 덧붙였다. 그의 이 발언은 한 선수로서의 제언이라기보다는, 6년 넘게 1쿠션을 파고든 이의 간절한 바람과도 같은 것이었다.
경이로운 기록으로 금메달을 꽉 쥔 이정희. 그로서는 이번 도민체전이 시흥시에 값진 메달을 안긴 것은 물론, 스스로도 큰 의미를 지닌 승리를 거둔 대회로 기억될 것으로 보인다.
[가평=이상연 기자/큐스포츠뉴스 취재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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