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켓볼프리즘] ‘K-우먼 포켓볼’, 中 대륙을 흔들다… 자본·팬덤·실력 3박자, 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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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가영, 차유람 등 한 시대를 풍미한 선배들의 바통을 이어받은 이하린, 서서아, 한소예, 권보미, 진혜주, 김혜림 등 10여 명의 후배들이 최근 중국을 중심으로 한 ‘K-우먼 포켓볼’의 폭발적인 인기를 견인하고 있다. 사진은 인기 여자 포케볼 선수중 하나인 이하린. 중국 팬의 사인 요청에 응하고 있다. 사진=’조이 헤이볼 마스터즈’ 홈페이지.

 

 

이완수의 포켓볼 프리즘 24화

 

중국 당구계가 요즘 국제 무대에 ‘헤이볼’을 전면 배치하며 세를 넓히고 있는 건 널리 알려진 사실이다. 최근에는 국제 종목화 작업에도 가속도를 붙이며, 본격적인 체계화와 외연 확장에 나서는 모습이다.

그 원동력은 무엇보다 막대한 자본력이다. 중국 ‘헤이볼 마스터즈’를 주최하는 당구용품 대기업 ‘조이빌리아드’는 그 대표적인 자본의 축이다.

얼마 전 막을 내린 ‘조이컵 제13회 헤이볼 마스터즈-그랜드 파이널’에서는 무려 10억 원의 우승상금이 걸렸다. 이쯤 되면 단순한 스포츠가 아니라, 거대한 문화산업에 가깝다.

그리고 그 대단한 무대에서, 대단한 주목을 받은 이들이 바로 한국 여자 포켓볼 선수들이다.

김가영, 차유람은 한 시대를 풍미한 ‘K-포켓볼’의 대표 아이콘이었다. 그러나 국내 포켓볼 종목이 침체기에 접어들자, 두 스타는 PBA의 캐롬 무대로 전향했고, 이는 팬들에게도 아쉬움을 남긴 전환점이 됐다.

하지만 그렇다고 ‘K-우먼 포켓볼’의 맥이 끊긴 것은 아니다. 오히려 더 폭발적인 관심을 받는 세대가 그 바통을 이어받았다. 이하린, 서서아, 한소예, 권보미, 진혜주, 김혜림 등 10여 명이 그 주인공.

언급한 10여명의 ‘K-우먼 포켓볼’ 선수들은, 현재 각종 국제 포켓볼 무대에서 주 종목을 고수하며 활약 중이다. 그 가운데, 중국이 주도하는 헤이볼 무대에도 적극적으로 도전장을 던지고 있으며, 경기장에 등장하는 순간부터 현지의 뜨거운 반응을 이끌어낸다.

최근 중국 청두에서 막 내랜 ‘조이컵 그랜드 파이널’ 역시 예외는 아니었다. ‘K-우먼 포켓볼’ 선수들이 등장하자, 관계자와 팬들이 ‘시선 집중’ 모드에 돌입했다고 한다.

중국 현지 소식통에 따르면, 오래전부터 중국대륙 내에서 우리 여성들에 대한 관심이 상당하다. 최근에는 한류 붐 등을 타면서 관심이 더욱 폭발세다.

그 경향이 당구판에서도 뚜렷하게 포착된다. 물론, ‘K-우먼 포켓볼’ 선수들을 향한 열광의 이유는 단순한 국가 내 사회적인 배경 때문만이 아니다.

실력, 스타성, 크리에이터 역량까지 갖춘 멀티 자원이라는 평가가 중국 당구계 내에서 지배적이다.

이미 국내 탑 플레이어 중 몇몇은 중국 용품사의 후원을 받고 있으며, 그 외 선수들을 향한 러브콜 또한 적지 않다. 흡사 스포츠 인플루언서로 보일 정도다. 그런 이유로, 중국 당구계는 ‘K-우먼 포켓볼’을 조용하지만 집요하게 포섭하고 있다.

그러나 아이러니하게도, 그 선수들의 ‘본국’인 한국 내에서는 여전히 포켓볼, 특히 여성 포켓볼에 대한 관심이 미지근하다.

이제는 이 흐름을 뒤집어야 할 시점이다. 지금 이 순간에도 전 세계 무대에서 한국 여자 선수들이 보여주고 있는 성과와 화제성은, 한국 포켓볼이 다시 비상할 수 있다는 분명한 신호다.

그 발판으로 그간 필자가 꾸준히 주장해 온, ‘여자 포켓볼 프로리그’의 창설을 제안해본다.

전 세계 당구 종목 중 가장 많은 동호인 수를 보유한 것이 포켓볼이다. 이를 토대로 리그를 구축한다면, 단순한 이벤트를 넘어 지속 가능한 시스템을 만들 수 있다.

나아가, 중국과의 전략적 협업도 고려할 필요가 있다. 포켓볼과 헤이볼은 상호 대체재가 아닌 보완재로서 함께 성장할 수 있으며, 중국 내의 수많은 헤이볼 대회들이 ‘K-포켓볼’의 글로벌 진출을 위한 이정표이자 촉매제가 될 수 있다.

이런 시대적 기회를 살리기 위해선, 국내 기반부터 정비해야 한다. 포켓볼 자원을 육성할 인프라, 대중 접근성이 높은 연습 공간, 선수의 콘텐츠화를 지원할 시스템 등이 반드시 필요하다.

그렇게 구축된 ‘저변’이 결국 포켓볼 붐의 기폭제가 될 것이다.

지금 이 순간에도 ‘K-우먼 포켓볼’은 세계 무대에서 자신들의 가치를 증명하며 국위선양하고 있다.

그 모습을 지켜보며, 선수 인생 대부분을 포켓볼에 바쳐온 필자는 다시 한번 간절히 바란다.

대한민국 포켓볼이, 그리고 ‘K-우먼 포켓볼’이 진짜 비상하길. 지금이 바로 그 출발점이다.

 

이완수 인천광역시체육회 당구팀 감독

 

[글-사진=이완수 인천광역시체육회 당구팀 감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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