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LPBA의 베트남 신예이자 기대주, 응우옌호왕옌니(에스와이 빌더스)가 개막전부터 거침없는 질주를 이어가고 있다. PPQ부터 PQ, 그리고 본선 64강까지 3연승. 그 마지막 고비에선 통산 3회 우승에 빛나는 강호 김민아(NH농협)를 꺾는 이변을 연출했다.
16일 오후 열린 2025-26시즌 프로당구 개막전, ‘우리금융캐피탈 LPBA챔피언십 2025’ 64강전서 옌니는 김민아를 상대로 25:17(24이닝) 승리를 거두며 32강 진출에 성공했다.
경기 후반부는 숨 막히는 접전이었다. 23이닝까지 스코어는 옌니가 리드한 18:17. 이어 김민아의 회심의 뱅크샷이 빗나간 뒤 남은 시간은 단 1분 10초. 곧바로 24이닝 공격서 큐를 잡은 옌니는 천천히 긴 옆돌리기를 성공시키며 2점차(19:17)로 달아났고, 그 지점이 곧 경기의 흐름을 결정지었다.
50분의 정규시간이 모두 소진된 채, 마지막 샷 기회를 얻은 김민아는 끝내 반전을 만들지 못했고, 옌니는 명실상부한 ‘대어 사냥’의 주인공이 됐다.
옌니는 이번 시즌, 우선등록선수로서 LPBA 무대에 정식 데뷔했다. 개막전 PPQ라운드 직후 그는 “LPBA 룰에 적응하려 하루 8시간씩 연습했다. 큰 목표보다 다음 경기를 이기는 데 집중하겠다”고 말했다. 그리고 그 말은, 개막전부터 경기마다 곧장 현실이 됐다.
베트남은 포켓볼이 대중적인 인기 종목이다. 옌니 또한 포켓볼 출신이다. 그러나 최근 수년 간, 캐롬의 본산 호치민을 중심으로 베트남 남자 톱랭커들이 PBA로 진출하며 새로운 바람을 일으켜왔다. 그리고 이제, LPBA 무대에선 응우옌호왕옌니가 여자 3쿠션을 대표해 그 맥을 잇고 있다.
이날 경기를 생중계한 유튜브 방송의 채팅창에는 실시간으로 2500명 이상이 접속, 베트남어 채팅이 끊이지 않았다.

옌니를 향한 응원 메시지 등은 경기 내내 이어졌고, 이는 1억 이상 인구(약 1억 160만명)의 베트남에서, 프로당구 LPBA와 옌니가 갖는 문화적 파장을 단적으로 보여준 사례였다.
옌니의 PBA팀리그 소속팀 에스와이 빌더스(모기업 에스와이 그룹) 입장에서는 자사 브랜드 인지도를 동남아 시장에 각인시킬 수 있는 뜻밖의 호재다. 기업의 해외 진출 전략에 있어, 소속선수의 승전보는 강력한 메시지로 작용할 터이기 때문이다.
이렇게 32강 무대에 선 옌니. 그의 다음 경기가, 베트남 여자3쿠션 프로선수로서의 또 하나의 서사가 될지 주목된다.
[이상연 기자/큐스포츠뉴스 취재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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