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실수해도 괜찮아요… 자신감만 잃지 않길” 신생팀 하림의 ‘젊은 주장’ 김준태의 리더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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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5-26시즌 PBA 팀리그 개막을 하루 앞둔 21일 오후, 경기도 고양시 킨텍스 PBA전용구장에서 열린 ‘팀리그 미디어데이’ 현장. 낯설고 긴장된 눈빛으로 마이크를 든 이가 있었다. PBA 이적 후 첫 시즌을 맞이하는 동시에, 팀의 리더가 된 김준태였다. 그의 속내를 미디어데이 직후 현장 프레스룸에서 자세히 들어봤다.

 

 

2025-26시즌 PBA 팀리그 개막을 하루 앞둔 21일 오후, 경기도 고양시 킨텍스 PBA전용구장에서 열린 ‘팀리그 미디어데이’ 현장. 낯설고 긴장된 눈빛으로 마이크를 든 이가 있었다. PBA 이적 후 첫 시즌을 맞이하는 동시에, 팀의 리더가 된 김준태였다.

신생팀 하림 드래곤즈의 주장. 생애 처음 맡은 리더라는 역할은, 30살이라는 상대적으로 젊은 나이와 맞물려 더욱 무겁게 느껴졌다. 그 솔직한 이야기를 미디어데이 직후 현장 프레스룸에서 자세히 들어봤다.

“책임감이 확실히 더 크게 느껴집니다.”

아직 팀리그는 시작도 안 했지만, 김준태는 이미 리더의 무게를 체감하고 있었다. 그 이유는 명확했다.

“개인전이 아닌 팀전이기 때문이죠. 팀원도 잘 챙겨야 하고… 기대 반, 걱정 반입니다.””

PBA 룰도, 테이블 등 경기환경도, 심지어 팀리그라는 무대 자체도 모든 게 처음이다. 그가 감당해야 할 건 낯선 시스템뿐 아니라, 팀 전체의 분위기와 밸런스였다.

이제 막 꾸려진 팀의 리더인 그다. 그리고 이 점을 잘 느끼고 있다. 팀원들이 생각보다 자신을 많이 의지하고 있다는 것도 걸.

“세트 오더를 짤 때도 의견을 물어보더라고요. 팀전은 오더 하나로 분위기가 바뀌는 경우도 많으니까요. 경험이 적은 선수들이 많아서 여러 시도를 해보려고 해요. 처음부터 잘 하면 좋겠지만, 실수하더라도 그것이 데이터로 쌓이게 된다고 생각해요. 팀리그 유경험자인 김영원 선수, 프엉린 선수도 ‘전적으로 따르겠다’고 해줘서 정말 큰 힘이 됩니다.”

‘개인 스포츠’ 당구에서 ‘리더’라는 낯선 역할을 맡게 된 김준태. 그는 여전히 조심스럽다.

“당구는 혼자 하는 운동이잖아요. 선수들마다 자라온 환경도 다르고, 어쩌면 갈등도 생길 수 있죠. 하지만 그런 상황에서도 감정적으로 대응하지 않고, 대화로 풀고 배려하면 잘 할 수 있을 거라 생각해요.”

 

“MBTI로 치면 I(내향) 유형이 많은 우리 팀”

그가 이끄는 하림 팀은 전체적으로 조용한 분위기다.

“MBTI로 치면 I(내향) 유형이 많은 팀이에요. 그런데 다들 배려심이 깊어서 오히려 제가 편해질 때도 있어요. 경기 중 성향은 아직 몰라요. 직접 뛰어봐야죠.”

그런 그가 팀원들에게 가장 강조하는 한 마디는 일관됐다.

“실수해도 괜찮아요. 자신감만은 잃지 말았으면 합니다. 실수는 누구나 해요. 하지만 자신감을 잃는 순간 당구는 무너지기 쉽거든요. 결국 멘탈 게임이니까요.”

 

팀웍 다지기 위해 직접 꾸린, 선수단 모임

“훈련장 옮기며, 다산으로 이사… 큰 결정”

김준태는 주장이라는 직책에만 머무르지 않고, 팀 분위기를 살리기 위한 노력도 주도했다.

“외국인 선수들이 한국에 와 있을 때, 제가 따로 호텔 뷔페를 잡아 팀 모임을 열었어요. 회사에서 시킨 게 아니라 제가 직접요. 연습은 각자 하더라도 밥은 같이 먹는 분위기를 만들고 싶었어요.”

이어 팀원들에 관한 얘기도 풀어냈다.

“팀 내 분위기 메이커요? (김)영원이가 하지 않을까 싶어요. 응원도 열정적으로 해줄 것 같고. (김)상아 선수는 정말 따뜻한 분이에요. 여자 선수들 잘 챙기시고, 팀 내 큰언니 같은 존재죠. 경험도 풍부해서 믿음이 갑니다.”

비슷한 시기에 PBA로 이적한 박정현 선수와는 더 특별한 공감대가 있다고 했다.

“저처럼 처음 넘어와 낯선 환경에 적응 중인 선수죠. 서로의 마음을 잘 압니다. 또 같은 연습장을 쓰고 있어요.”

그 연습장은 구리 큐스코파크다. 최근 이곳으로 훈련장을 옮기며, 김준태는 거주지도 다산으로 이사했다. 쉽지 않은 결정이었다. 그만큼 이번 시즌을 진지하게 준비하고 있다는 뜻이다.

 

유니폼의 팀 로고를 손으로 잡아 강조해 보이고 있는 하림 드래곤즈의 주장 김준태.

 

“월드컵 때 경험… 수백명이 다 내실 수 보는 듯”

“잡생각 지우고, 연습하듯 경기에 집중해야” 

아직 개막하진 않은 새 시즌 팀리그 1라운드를 상상하며, 김준태는 과거 월드컵 출전 당시 겪었던, 소위 ‘멘탈 붕괴’ 경험을 떠올렸다.

“중요 경기는 큰 체육관에 테이블 하나만 놓여 있잖아요. 수백 명의 시선이 다 나를 보는 느낌이었죠. 그 와중에 실수를 해버리니, 팔이 굳고, 평소처럼 안 됐어요. 그럴 땐 잡생각을 지우고, ‘연습한다’는 생각으로 오로지 경기에만 집중하는 게 해답이더라고요.”

그러면서 팀원들에게 이 점을 재차 강조한다.

“경험도 중요하지만, 무엇보다 ‘멘탈’이 흔들리지 않아야 한다고 생각해요. 실수는 할 수 있어요. 하지만 자신감을 지키는 게 가장 중요합니다.”

한편, 김준태는 PBA로 이적한 뒤 개인투어도 두 대회를 치렀다. 첫 대회에서는 한 경기 애버리지가 3점을 넘었지만, 아쉽게 패했다.

“처음에는 정말 많이 떨렸어요. 데뷔 경기 애버리지가 3점을 넘었는데도 졌죠(승부치기 패). PBA 기록이라던데요. 하하. 그 경기에서는 세트마다 심리적으로 롤러코스터를 탔죠.”

2차전에서는 조금씩 감을 되찾고 있다고 했다.

“운이 좀 따라줬어요. 테이블에도 점점 적응하고 있고, 룰도 익숙해지고 있어요.”

이런 그는 이제 개인 경기력뿐 아니라, 팀의 조화에도 조금씩 적응해가는 중이다.

인터뷰를 마무리하며, 그는 팬들과 지인들에게 정중히 인사를 전했다.

“응원해주셔서 정말 감사합니다. 큰 힘이 됐어요. 좋은 모습으로 보답하겠습니다.”

 

[일산=이상연 기자/큐스포츠뉴스 취재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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