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나카드 우승뒤풀이 현장서… ‘아픈손가락’ 김진아가 전한 ‘눈물’들의 이유 [인터뷰]

 

“속상했죠. 그러나 팀원들의 진심 어린 위로에 힘든 기간을 버텼고 힘냈으며, 이어 제 역할을 스스로 찾아 소화해 우승까지 맛봐 기뻤어요. 이제 ‘이 악물고’ 개인투어에 집중해야죠. ”

천신만고 끝에 ‘23/23시즌 PBA팀리그 포스트시즌 우승드라마’를 쓴 하나카드 하나페이의 ‘아픈 손가락’ 김진아(32)가 밝힌 우승 소감이다. 한창 분위기가 무르익은 28일 새벽 ‘하나카드 우승 뒤풀이’ 현장에서의 전언이었다.

하나카드는 한달여의 포스트시즌서 총 13경기, 73세트를 소화했다. 그 가운데 김진아에겐 단 1세트만이 할당됐다.

이런 팀의 결정을 두고 당구팬들 사이에선 “가혹한 처사다”와 “실력에 입각한 합당한 결정이다”로 의견대립이 일기도 했다.

분명한 건, 김진아로선 충분히 자존심 상할만한 상황이란 점이다.

관련해, 지난 27일 우승팀 회견자리에서 김진아는 포스트시즌 내내 거의 팀원 서포팅에만 집중할 수밖에 없었던 자신의 솔직한 심정을 전하다가 결국 눈시울을 붉혀, 안타까움을 자아냈다. 회견 직전 경기장에서는 팀의 우승이 결정되자 ‘팀 언니‘ 김가영의 품에 안겨 한참동안을 흐느꼈다.

 

 

 

이런 감정상태에도 불구, 김진아는 팀의 창단 첫 우승을 위해 ‘선수단 컨디션 유지’ 포지션을 자처, 포스트시즌 내내 그 임무수행에 집중했다고 한다.

“경기에 못 나가니 뭐라도 하고 싶었어요.” 이유는 이러했다.

대신, 이런 김진아에게 모든 팀원이 달려들어 “네가 없었다면 (여기까지) 절대 못왔다” “팀을 위해 희생중인 네가 가장 힘든 선수다” “네가 희생하고 배려하는 거 잘 안다” 등의 격려와 위로를 수시로 줘, 무너질뻔한 그의 자존심을 지켜주고 자존감을 높여줬다고 한다. 이런 팀원과 손잡고 거둔 우승이기에 김진아는 “기뻤다”고 소감했다.

이 소감을 뒤풀이 현장서 수화기 너머로 전하던 김진아의 목소리는 미세하게 떨리는 듯했다. 울음 참듯이. 그러나 이내 감정을 추스르고는 “제가 원래 눈물이 많다”며 희미하게 웃는 소리를 들려줬다.

 

지난 27일 밤, ‘23/23시즌 PBA팀리그 포스트시즌’ 우승이 확정된 하나카드 하나페이 선수단이 포효하고 있다. 기쁨의 환호하고 있는 김진아(사진 가운데)는 이 직후 김가영의 품에 안겨 한참동안 흐느꼈다.

 

사실, 위 내용들에 관한 질문은 선수 성향에 따라 민감하게 받아들여질 수도 있다. 그러나 김진아는 팀원들에 대한 고마움을 전할 때를 제외하곤, 덤덤하게 인터뷰에 임했다. 이미 자신이 직면한 상황을 잘 인지하고 있던 터였다.

이에 “팀리그 3라운드 때부터 이를 꽉 깨물고 더 열심히 연습중”이라는 김진아다. 언급한 ‘3라운드’는 팀 동료 사카이 아야코가 LPBA 투어 첫 우승할 무렵이다.

더욱이, 팀의 ‘신규 여성선수’인 사카이는 김가영, 초클루와 함께 이번 팀리그 우승에 혁혁하게 공헌, 팀내 단단한 입지를 구축중인 최근의 모습이다.

흥미로운 사실은, 이런 사카이가 김진아의 속앓이에 가장 깊이 공감해준 팀 동료였다는 것. 선의의 경쟁중인 두 사람이지만, 경기장을 빠져나오면 서로 의지가 되는 팀 동료이자 언니 동생 사이라는 게 김진아의 귀뜸이었다.

“사카이 선수는 함께 차로 이동할 때마다 제게 위로될만한 얘기를 많이 해줘요. 정말 고맙죠. 함께 울어주기도 해요. 최근엔 엘리베이터 타고 숙소로 올라가는 동안 서로 부둥켜안은 채 펑펑 울었네요. 하하”

이제 김진아는 27일부로 모두 종료된 PBA팀리그를 뒤로하고, 개인투어에 집중할 생각이다.

 

지난해 9월 마련한 개인연습실에서 “이 악물고 더 열심히 연습해 개인투어에 집중하겠다”는 각오를 전한 김진아. (사진=PBA)

 

지난해 9월 집 근처에 마련한 개인연습실에서 “이 악물고 연습하겠다”는 각오를 끝으로, 김진아와의 새벽 뒤풀이 현장 전화연결 인터뷰가 모두 마무리됐다.

이로써 우승직후 대회장에서, 이어 회견장에서까지 그가 눈물을 보였던 이유가 세간에 공개됐다. 또한 눈물에 담겼던 감정의 종류는 고마움과 기쁨으로 밝혀졌다. 어쩌면 그간의 속상함이 터져나온 것일수도 있겠다.

 

[이상연 기자/큐스포츠뉴스 취재부장]

기사제보=sunbisa4@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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