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번 대회를 치른 소감은.
= 결승전 경기력은 좋지 않았다. 1세트 중에 많이 헤맸다. 테이블 상태 파악이 늦어졌다. 또 쉬운 샷도 많이 놓쳤다. 뱅크샷을 한 차례 실패했을 때 컨디션이 좋지 않은 걸 느꼈다. 초클루와 같은 뛰어난 선수를 상대할 때는, 이런 경기력으로는 경기를 풀어나가기 힘들다. 상대의 자신감이 더 올라갈 수 있고, 반대로 다운되는 경향이 있다. 게임을 내 뜻대로 풀어가지 못했지만, 이러한 압박감도 경기의 일부라고 생각한다.
◆ 준결승전에서는 좋은 모습을 보여줬는데, 결승전에선 테이블 파악이 늦어진 이유는?
= 테이블 컨디션은 시시각각 달라진다. 경기 시간에 따라서도 달라진다. 심판들이 테이블을 재정비하고 공을 닦는 부분에서도 테이블 컨디션은 달라질 수 있다. 그렇지만 이런 요소들이 테이블 문제라고 할 수는 없다. 내가 쉬운 샷을 놓치기도 했고, 테이블 컨디션을 파악하지 못한 게 내 실수이지 테이블의 문제는 아니다.
◆ 경기 중 가장 아쉬웠던 부분은 무엇인가
= 1세트 12:12(10이닝) 동점 상황에서 놓친 뱅크샷이 가장 기억에 남는다. 1목적구를 맞고 2목적구를 살짝 빗나갔고, 쿠션을 맞고 나오면서도 또 한번 빗나갔다. 1세트를 잡았더라도 승리를 장담할 수는 없었지만, 경기 양상이 달라지지 않았을까 조심스레 생각해본다. 그와 별개로 초클루 선수가 환상적인 경기력을 보여줬다.
◆ 초클루와 PBA에서 첫 맞대결을 가졌다
= 초클루 선수는 가장 친한 친구 중 한 명이다. 동갑내기(1974년 출생)이자 같은 시기(23-24시즌)에 PBA 넘어와서 활약을 했기에 좋은 관계를 유지하고 있다. 그는 정말 좋은 선수이고, 침착하고 냉철한 플레이를 보여준다. 그런 면에서 초클루 선수는 상대가 누구라도 이길 수 있다. 힘든 상대 중 한 명이다. 그럼에도 내가 가장 좋아하는 선수다.
◆ 이번 시즌 변경점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나
= 이번 시즌에 경기 시간을 비롯해 많은 것들이 바뀌었다. 또 나의 마인드도 바뀌었다. 이전과 다르게 실패하는 이유를 주변이 아닌 나에게서 찾기로 했다. 핑계를 대지 않기로 마음을 먹었다. 그러면서 편안하게 느끼고 있다. 또 스페인 선수들에게도 비슷하게 이야기를 했다. 이번 시즌이 어떻게 끝날지 모르겠지만, 스페인 선수들에게 ‘편안한 마인드를 가지자’고 했다.
◆ 스페인 선수들과는 주로 어떤 이야기를 나누나
= 스페인 선수들과 가까운 관계를 유지하고 있다. 같은 연습 구장을 쓰고 있는 다비드 사파타(우리금융캐피탈), 로빈슨 모랄레스(휴온스)를 비롯해 다비드 마르티네스(크라운해태), 하비에르 팔라손(휴온스) 선수까지 가까운 관계를 유지하고 있다. 그 선수들과 나이 차이가 많이 나지 않기 때문에 아버지는 아니지만, ‘맏형’의 역할은 하고 있다고 생각한다. 당구를 비롯해 한국 생활 등 많은 이야기를 나눈다.
[일산=이상연 기자/큐스포츠뉴스 취재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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