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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빅머니’ 앞세워 글로벌 공략중인 中 헤이볼… 그 시류에 우리도 함께하는 건 어떨까?

  • ‘잡탕당구’ 이완수의 포켓볼 프리즘 10화

 

 

테이블 위에 돈다발이 쌓여있다. 중국 헤이볼대회 우승상금이다. 무수한 그 돈들을 다 합치면 무려 9억원이 넘는다. 이상은 이번 글 메인사진에 관한 설명이다. 혀를 내두를만한 저 장면을 연출한 헤이볼 대회, 그 뒤에 깔린 돈들에 관해 얘기하고자 한다.

지난 4월3일까지 20일간 중국 북부 허베이성 친황다오에서 ‘제12회 조이 헤이볼 마스터스 그랜드 파이널’이 개최됐다. 총상금 약 20억원, 우승상금 9억4000만원에 육박한다.

 

4월3일까지 20일간 중국 북부 허베이성 친황다오에서 개최되는 ‘제12회 조이 헤이볼 마스터스 그랜드 파이널’ 포스터. (사진=WPA)

 

이 대회 예선은 중국선수, 외국선수로 나뉘어 각각 치러진다. 중국선수는 자국랭킹 64위까지 출전한다. 특기할만한 점은 외국 참가인원이다. 참가공지 되자마자 조기 마감돼 352강부터 출발했다.

해외선수는 스테이지1~2를 거쳐 16명, 중국선수 또한 예선을 거쳐 16명이 선발돼 32강 녹다운 토너먼트로 우승자를 가린다.

참가선수도 참가선수지만, 필자의 눈에는 오프닝 세리머니가 압권이었다. 대형 콘서트장을 방불케 하는 거대하고 화려한 무대가 30여국 선수들을 반겼다. 말로만 듣던 ‘차이나 머니’의 위력을 간접적으로나마 체감할 수 있었다.

 

지난해 제11회 대회 당시 오프닝 세리머니 장면. (사진=CBSA)

 

이윽고, 지난해 파이널대회가 떠올랐다. 본문 처음 설명한 ‘우승자의 돈다발 세리머니’가 등장한 그 대회다. 그 돈을 쌀 포대에 담으며 활짝 웃던 우승선수의 모습이 생방송으로 중계됐다. 이 역시 필자에겐 충격적으로 다가왔다.

이런 퍼포먼스가 가능한 이유는 뭘까. 우선 헤이볼에 대해 알아보자.

1980년대 기록에 따르면, 1984년 베이징 하이옌 당구대 공장장이었던 왕다시(Wang Dashi)가 최초의 국제 표준 스누커 테이블을 제조했다.

그 후 1985년부터 미국식 당구대에 관한 연구 및 제작이 시작됐다. 적절한 참고자료가 부족했기에 스누커 테이블의 구조와 캐롬 테이블의 크기에서 파생된 가상의 ‘아메리칸 당구대’를 제작하게 된다. 그것은 축소된 스누커 테이블로 알려지게 되었다.

표준 스누커 테이블은 12피트, 스누커 연습 테이블은 10피트. 축소된 스누커 테이블은 9피트였다. ‘새로운 9피트 테이블’에서 미국식 당구게임(8볼)을 즐기는 새로운 당구. 그것이 바로 헤이볼이다.

(헤이볼은 중국어 ‘헤이’(8)와 ‘볼’의 합성어)

 

지난해 제11회 대회 오프닝 세리머니 홀 전경. (사진=CBSA)

 

이러한 중국만의 ‘미국식 당구대’와 새로운 당구(헤이볼) 전국으로 퍼져 나아갔고 중국전역에서 인기를 끌었다. 그 인기는 오늘날까지 증폭을 계속해 국민스포츠 급으로 부상한 상태다.

이런 헤이볼이 지난해 12월, 국제 포켓볼계에 정식으로 발을 내딛는다. 헤이볼 테이블 생산업체이자 거대한 자본력을 갖춘 중국 당구용품업체 ‘조이 빌리아드’가 WPA(세계포켓볼협회)에 3년 후원계약(80억원 규모)을 체결, 국제단체의 푸시를 약속받은 것이다.

올해부터는 그 세가 본격 확장될 것으로 전망된다. 그 시작을 알리는 빅이벤트가 바로 현재 친황다오에서 열리고 있는 ‘조이 헤이볼 그랜드 파이널’이다. 본문 초반에 설명한 ‘돈 다발 세리머니 대회’다.

중국발 빅머니가 세계 당구계로 흘러들어가고 있다. 이는 포켓볼뿐만 아니라, 스누커와 캐롬 종목에도 적잖은 영향을 끼칠 것으로 판단된다.

만약, 중국이 빅머니를 통해 헤이볼 인프라를 세계 곳곳으로 확장해 나간다면, 국가별 문화와 중국식 당구가 합쳐진 복합적 당구문화가 탄생하는 등 글로벌 당구계가 변혁기를 맞이할지도 모를 일이다.

또한, 중구식 당구의 글로벌화 작업은 중국 공산당 권력과 기업들에 전폭적인 지원으로 이뤄지고 있다. 즉, 지원의 강도가 세지면 세졌지, 돈줄이 마르는 등의 부정적인 가능성은 현저하게 낮은 상황이라고 볼 수 있다.

더욱이, 헤이볼은 인구 10억명 이상의 엄청난 내수시장을 꼭지점 삼은 종목이다. 당구산업계 종사자들이 군침 흘릴만한 요소 충분하다.

이런 상황이 점쳐지는 가운데, 대한민국도 이에 민감하게 반응하여 대응해야 할 것이다. 그들과 함께 협의체를 갖춰 발전모델을 공동연구 할 수 있지 않을까. 그 대응을 위한 구심체 구축이 시급한 시점이라고 판단된다.

그 시급한 일을 위한 과정, 대한민국 당구발전을 위한 희망 쏘는 노력이 필요하다면 필자도 힘을 보탤 것임을 약속한다.

 

[=이완수 인천광역시체육회 당구팀 감독, 정리=이상연 기자/큐스포츠뉴스 취재부장]

기사제보=sunbisa4@naver.com

 

이완수 인천광역시체육회 당구팀 감독

(본 칼럼은 본지의 편집방향과 다를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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