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bpx

“선수들, 어떻게 꼬실까?” 포켓볼 업체·단체들의 고민… 이에 배제된 韓선수들

  • ‘잡탕당구’ 이완수의 포켓볼 프리즘 9화

“어떻게 하면 포켓볼 선수들을 혹하게 할까”

현재 국제포켓볼계 ‘머니싸움’ 중인 단체들의 최대 관심사를 함축해 표현하면 이러해 보인다. 그 와중에 한국은 극소수를 제외하곤 이 싸움의 혜택에서 거리가 먼 상태다.

 

매치룸멀티스포츠의 WNT(월드나인볼투어) 로고. (사진=매치룸멀티스포츠 홈페이지)

 

“우리대회 나와달라! 多대회, 大상금 줄게”
매치룸, 조이빌리아드 ‘물량공세’

WNT(월드나인볼투어)의 프로화에 박차를 가하고 있는 ‘매치룸스포츠’ 측이 선수들의 심리를 정확하게 파악한 듯하다. 매치룸 측의 ‘계약금 0원’짜리 계약서에 세계포켓볼 톱랭커들이 줄이어 사인하고 있다.

매치룸 측이 △연간 30~40개 달하는 모든 토너먼트 대회의 시드권 △‘억’소리는 우스운 상금규모 △그보다 판돈이 더 큰 메인 이벤트대회 초청 등을 약속하니, ‘계약금’ 따윈 선수들의 안중에도 없었다.

매치룸 측이 바라는 건 포켓볼 프로화의 대성공이다. 이는 상당한 자본이 필요한 데, 매치룸은 그 여력 충분하며, 날개까지 달아줄 대형 스폰서와도 손잡았다. 사우디아라비아다.

사우디아라비아는 매치룸 측에 10년간 ‘1000만불’을 상금 명목으로 선물한다. 매년 총상금 100만불짜리 포켓볼대회 개최를 약속하면서다.

이 10년간의 여정은 스누커 대회도 약속돼 있다. 사우디아라비아에서 매년 총상금 250만불을 건 WST(월드스누커투어)가 열릴 예정이다.

시선을 돌려 WPA(세계포켓볼협회) 쪽 동향을 살펴보자. 세계적인 당구용품업체 ‘프레데터’와 손잡은 WPA는 이어 중국 굴지의 당구용품기업 ‘조이빌리아드’와도 팔짱을 꼈다. 팔짱의 대가로 WPA는 3년간 80억을 받게 된다.

조이빌리아드가 푸시하는 당구종목은 포켓볼이 아닌 ‘중국식 헤이볼’이다. WPA에 목돈을 안긴 조이 측은 이제 ‘WPA 공식 후원사’로서 헤이볼의 세계시장 저변확대 작업에 착수할 전망이다.

‘헤이볼’의 조이측도 포켓볼 선수들을 자신들의 대회에 출전시키려 안간힘을 쓰고 있다. 그리고 그 작업은 굉장히 빠른 속도로 진행중이다.

대한당구연맹에 따르면, 최근 WPA 하위단체 격인 ACBS(아시아당구연맹)에서 연맹에 ‘헤이볼 그랜드 마스터즈’에 출전한 한국선수를 보내달라는 요청문을 전달했다고 한다.

 

‘2024 라스베가스 오픈’에 출전중인 서서아. (사진=프레데터 프로 빌리아드 시리즈 홈페이지)

 

달콤한 글로벌 단체들의 제안
한국선수 중 제안받은 선수는 서서아 1명
이러한 흐름은 포켓볼 선수로선 달콤한 상황이다. 수많은 상금을 쌓아놓은 대회를 골라 출전할 수 있는 혜택을 준다니 말이다.

그럼 한국선수들의 사정은 어떨까. 안타깝게도 매치룸 측의 제안을 받은 선수는 서서아가 유일하다고 알려졌다.

서 선수에 따르면 얼마전 ‘인도네시아 포켓볼 오픈대회’ 참가당시 여러 매치룸 계약 선수들을 대회장에서 목격했다고 한다. 이에 이유를 묻자 그 선수들이 “매치룸 계약선수가 WPA나 ACBS가 주최하는 대회에 참가해도 제재 없을 것”이라고 답했다고.

이어 문의한 매치룸 측도 선수들의 입장과 같은 답변을 서 선수에게 전했다고 한다.

단체간 전쟁?… ‘상생 가능성’도 고려해야
그 흐름에 우리 당구계도 얼른 진입하길
이 대목에서 필자의 추측. 매치룸과 WPA-조이빌리아드 측이 전쟁중일수도 있지만, 만약 휴전을 선언하고 상생을 모색할 수도 있지 않을까?

아마추어 단체인 WPA는 프로단체인 매치룸 측의 프로화를 저지하기엔 여러모로 무리가 있다. 파워게임에서 가장 중요한 자본력에서 WPA는 매치룸과 게임조차 되지 않는다. 프레데터, 조이빌리아드란 ‘총알’을 대줄 후원사들과 손잡았다고 해서 그 상황이 반전되진 않는다.

대신 WPA는 ‘세계포켓볼 최상위 기구’란 무기를 최대한 활용할 것으로 추측된다. 무기에 탑재된 총알은 ‘WPA 소속 선수들’이다.

이 총알을 매치룸 측과 일종의 합의를 이뤄, 공유하려 하지 않을까 싶다. 그러면 자신들의 후원사(프레데터 조이빌리아드)도 좋고, 매치룸 측으로부터 후원금도 받으니 WPA로선 확실하게 남는 장사다.

그럼 포켓볼 선수들은? 판세를 지켜보며 주판알을 튕기다가 여유 있게 원하는 대회를 선택하면 된다. 격동의 글로벌 포켓볼계라곤 하지만, 그 격동의 불꽃은 포켓볼 선수들에게 ‘돈’으로 튀어 날리고 있다.

다만 아쉬운 점은 한국이 그 ‘돈 불꽃’을 맞기엔 거리가 먼 위치에 있다는 점이다. 우리도 차근차근 준비한다면 그 중심으로 진입할 수 있다. 준비하자, 대한민국 당구계여!

[=이완수 인천광역시체육회 당구팀 감독, 정리=이상연 기자/큐스포츠뉴스 취재부장]

기사제보=sunbisa4@naver.com

 

이완수 인천광역시체육회 당구팀 감독

 

(본 칼럼은 본지의 편집방향과 다를 수 있습니다.)

답글 남기기

이메일 주소는 공개되지 않습니다. 필수 필드는 *로 표시됩니다

Languag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