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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럼] 韓당구계가 좌시하기엔 너무 아깝다… ‘억’소리나는 글로벌 포켓볼계 ‘판돈’

  • ‘잡탕당구’ 이완수의 포켓볼 프리즘 6화
  • 글로벌 포켓볼계 ‘머니싸움’ 판에 대한 단상
  • WPA ACBS CBSA 매치룸 간 역학관계 분석
  • 한국도 이 시류를 타야.. 구심체 마련 시급

 

 

글로벌 포켓볼계 판돈이 나날이 커지는 가운데, 한국당구계는 어떤 스탠스를 취재야 할까. 필자는 이 국제적인 흐름에 우리나라도 충분히 동참할 수 있을 것이라고 본다. 수많은 대한체육회 문화체육관광부 가맹 스포츠단체가 존재하는 대한민국 스포츠 판 위에 그저 글로벌 시류를 끌어들여 펼쳐 놓기만 한다면 국내에서도 충분히 성공적인 결과를 낼 수 있다는 생각이다.

 

‘판돈 커지는’ 포켓볼 판, ‘돈냄새’ 맡은 단체들 간 전쟁 

2개의 광산이 있다고 가정해보자. 광산별로 주 광물은 한쪽은 사파이어, 다른쪽은 그보다 훨씬 값어치 높은 다이아몬드다.

이를 당구계에 적용해본다.

우선 ‘사파이어 광산’이다. 최근 PBA(프로당구협회)-UMB(세계캐롬연맹) 2자가 “일단 휴전” 체제로 돌입한 듯한 글로벌 캐롬판을 이 광산에 비유해봤다.

다음은 ‘다이아몬드 광산’. 현시점, 글로벌 당구판에서 캐롬판보다 몇곱절 이상(또는 비교불가급으로)의 자본이 유통되고 있는 시장이 바로 포켓볼판이다. 이 판을 필자는 다이아몬드 광산이라고 설정해봤다.

후자인 ‘다이아몬드’ 광산의 판돈이 커지니 ‘돈냄새’를 맡은 이들이 판에 하나둘 발을 집어넣었다. 이에 다자가 얽힌 싸움판이 된 현재의 글로벌 포켓볼 판이다.

사실 이 싸움판은 “언젠가는 전쟁이 발발할 것”이란 전망이 계속 이어지던 판이었다. 그 시기가 관건이었는데, 코로나 팬데믹 종식을 알리는 종이 울리자마자 곧 전쟁이 발발했다.

또 마치 서로 준비라도 한 듯이, 각 이익단체는 무서운 속도로 글로벌 포켓볼 판에서 세를 불려나갔다.

이런 상황에서 기선을 잡은 쪽은 ‘매치룸스포츠’다.

매치룸스포츠는 월드스누커(스누커프로단체)를 기반으로 당국종목의 깊은 뿌리를 두고 있으며 다른종목(권투, 다트 등) 빅이벤트를 진행하며 세를 불리고 탄탄한 재정상태를 만들어놓은 상태였다.

이를 발판으로 매치룸스포츠는 포켓볼 판의 게임체인져를 자처하며 ‘포켓볼 프로화’ 작업에 뛰어들었다. 자신들의 안정적인 시스템과 무기로 포켓볼 판에서 사업을 밀고 나갈수 있다는 확신이 선 것으로 분석된다. 그 확신을 토대로 매치룸스포츠 측은 대회 상금을 지속 확대시키며 공격적으로 글로벌 포켓볼계 대상 마케팅을 펼쳐나갔다.

그 결과, 매치룸스포츠 측이 뛰어들기 전보다 포켓볼대회 총 상금규모는가 2배 가량 불어나게 됐다.

이로써 국제적인 영향력이 커진 매치룸스포츠 측이다.  이들은 얼마전 국제 포켓볼 최상위 단체격인 WPA(세계포켓볼협회) 이사회에서 발표한 제재(미승인 대회 출전시 해당 국가연맹에 제재 등) 관련입장을 개의치 않고 자신들의 사업에만 신경쓰는 눈치다.

그 가운데, CBSA(중국당구연맹)는 자체개발한 헤이볼(중국식 포켓볼)을 엄청난 자본력으로 포장한 뒤, 글로벌 포켓볼 판에 안착시켜 캐롬, 스누커, 포켓볼에 이어 4번째 공인 당구종목으로 만들려고 노력 중이다.

 

WPA ACBS, ‘지갑 두툼한’ 단체들에 압박 행사

이를 지켜보던 WPA는 이 거대한 흐름에 자신들이 쏙 빠진듯 하자, 자존심을 많이 구겨진 모양이다. 곧 CBSA 주최로 열릴 대회를 앞두고는 회원국과 선수들에게 해당 대회는 ‘WPA 및 ACBS(아시아당구연맹)가 미승인한 대회’라고 통보하는 등의 으름장을 놓고 있다.

WPA와 ACBS는 왜 이런 으름장을 놓았을까? 필자의 생각은 ‘돈’ 때문이다.

WPA, ACBS는 현재 자체적으로 가용할 수 있는 예산이 부족한 상태라고 익히 알려져 있다. 두툼한 지갑을 지닌 ‘매치룸스포츠’나 중국쪽(CBSA) 도움 없인 자생적으로 대회를 치루거나 각종 이벤트를 유치하는 데 어려움이 따를 수밖에 없는 WPA, ACBS다.

이에, ‘돈 많은’ 단체들을 향한 압박수위를 서서히 높여가면서 원하는 바(승인비용 등)를 받아내려는 것이 WPA, ACBS측 의도라는 게 필자의 시각이다. 이 압박의 성공여부는 아직까지는 미지수로 남아 있다.

위 문단까지 장황하게 서술한 글로벌 포켓볼계 ‘쩐의 전쟁’ 판을 요약하면 이렇다. ‘다이아몬드 광산’으로 비유한 글로벌 포켓볼 시장이다. 이곳의 패권유지를 위해 정치적인 여러 가지 셈법을 강구중인 WPA, 광산을 통으로 먹으려는 매치룸스포츠, 그 둘을 필두로 한 전쟁통에서 스리슬쩍 헤이볼을 안착시키려는 CBSA다.

 

‘쩐의 전쟁’ 판에서 “선수들은 무슨 죄?”

이 팽팽한 기싸움을 관전중인 필자는 “선수들은 무슨 죄가 있을까?”란 생각이 든다.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이스라엘-하마스의 전쟁 등 사태에서 무고한 국민들은 처참하게 죽어간다. 이런 ‘현실전쟁’과 ‘당구계 전쟁판’이 적잖게 유사하다고 느껴진다.

선수들은 여기저기 눈치를보며 자신들만의 카르텔을 완성하기 위해 무리지어 서로를 헐뜯게 되고, 그런 문제들이 커져 또 조직간에 싸움으로 번질 게 뻔하다.

그 난장이 계속되면? 건강하고 건전하게 당구를 사랑해온 당구인들은 지치고 지쳐 “더러운 꼴을 보기 싫다”며 당구판을 떠날 것이 안 봐도 뻔히 보이는 그림이다. 그간 유사한 사례를 숱하게 봐온 필자의 경험에서 비롯된 합당한 추론이다.

기득권 측에게 바란다!

전세계 당구종목 지도자들은 합리적인 방식으로 당구인들에 목소리를 들어주고, 발전적인 방향으로 아젠다를 만들어 실행하며 지속가능한 정책 및 제도를 안착시켜 지금보다 건강하고 건전한 시장을 완성해야 한다. 그것이 그들의 주어진 임무이자 사명일 것이다.

또 스포츠종목으로의 승화에만 안주하지 말고, 미래에 전세계 국민이 열광하는 스포츠로 만드는데 혼신의 힘을 다하란 말이다. 미래는 당구종목 편에 서 있다고 본다. 그 이유 중 하나로 기후환경 변화를 꼽고 싶다.

기후변화가 스포츠에 미치는 영향은 적지 않다. 오존층이 서서히 파괴됨에 따라, 지구촌이 이상기온에 휩싸여 외부활동 자체가 상당히 어려워지는 시기가 점점 다가오고 있다.

이처럼 외부활동에 제한을 받기 시작하면 자연스레 실내 스포츠 및 레포츠들이 관심을 받게 되고 운동요소를 포함한 여러 종목들이 수혜받을 자연스럽게 높아진다는 추론이 가능하다. 그 흐름이 당구종목에도 엄청난 변화를 가져다 줄 것이다.

 

 한국 당구계여, 기회다! 이 흐름을 타보자

나날이 판돈이 커져가는 글로벌 포켓볼 시류에, 앞서 언급한 환경적 영향까지 더해진다면 어떨까. 글로벌 포켓볼 판은 ‘다이아몬드 광산’임을 당구인들이 제대로 체감하는 날이 분명 올 것이다. 필자는 거의 확신한다.

문제는 이 판에서 벌어지는 다자간의 합종연횡이다. 이는 대륙간의 전쟁 또는 국가간의 전쟁으로 번질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는 문제다.

그 시기가 오기 전, 우리 대한민국 당구계도 마스터 플랜을 다시세워 국가간 경쟁에 밀리지 않도록 잘 대비하자는 것이 필자의 목표다.

이 목표를 이루기 위한 첫 스텝으로, 많은 지도자가 공감하며 토론하고 협치까지 이뤄낼 수 있는 구심체(단체 등) 마련을 제안한다. 글로벌 판세가 진행하는 속도를 감안하면, 구심체 마련이 시급하다. 오늘도 다시 한번 대한민국의 포켓볼 부흥을 기대해본다.

 

[글=이완수 인천광역시체육회 당구팀 감독,정리=이상연 기자/큐스포츠뉴스 취재부장]

기사제보=sunbisa4@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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