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구 약 20만의 소규모지만, 고대 로마 시대부터 존재했던 유서 깊은 역사의 도시. 스페인 바르셀로나 북부에 자리한 사바델이다.
19세기경, 사바델은 섬세한 직물과 섬유 제품으로 적잖은 명성을 얻었다. 그 맥을 지난 1835년 설립된 양모 제조 섬유 산업 회사 ‘에버클로스’(Evercloth)가 오늘날까지 잇는다.
이 에버클로스의 글로벌 히트상품이 바로 PBA 공식 당구대에 덮이는 ‘고리나(GORINA) 천’이다.
‘고리나’는 에버클로스의 당구대 천 브랜드 네임이다. 올해로 무려 189년이나 회사를 이끌어온 고리나 가문의 성씨에서 따왔다.
고리나 가문에 따르면, 그들이 제작한 당구대 천이 자그마치 1세기(100년) 전에도 이미 세상에 나왔다고 기록돼 있다. 당시부터 쌓인 노하우가 국제 당구계에서 존재감 묵직한 ‘GORINA 천’을 낳았다고.
이러한 가업을 계승중인 현 에버클로스 CEO, 카를로스 고리나(67)가 최근 딸(아리아드나,22살)·아들(루이스,19살)과 함께 한국땅을 밟았다.
지난달 8~17일 ‘제주도 월드챔피언십’ 전후로 대회 참관부터, 고리나코리아(서울) 등 방문, ‘PBA 골든큐 어워드’ 참석까지. PBA 협력사 대표로서 바쁘지만 알찬 일정을 소화한 카를로스다.
이를 지근에서 함께한 본지는 고리나 가문의 가업, 특히 당구대 천 사업에 관한 자세한 얘기를 들을 수 있었다.
“지금은 오로지 당구대 천만 생산중”이라는 카를로스와의 인터뷰를 일문일답으로 풀어봤다.
▲ 만나서 반갑다. 독자들에게 자신을 소개한다면.
=(한국 당구계에)인사하게 돼 기쁘다. 내 이름은 카를로스 고리나다. 1983년 설립된 양모 제조 섬유 산업 회사 ‘에버클로스’의 CEO이자 가문의 5대째 멤버(Member of the 5th generation)다. 에버클로스는 세계적으로 권위 있는 당구대 천을 만들어온 곳이다.
▲ 귀사의 당구대 천 제작은 언제부터 시작됐나.
=우리는 지난 1924년에 카드공정(섬유를 직선으로 곧게 늘어놓는 공정법)으로 당구대 천을 만들었다는 증거를 갖고 있다,
1970년부터는 GRANITO A(캐롬 당구대 천)로 시장에서 지속적인 혁신을 이루어내고 있다. 더불어, 최근 전세계적으로 각광받는 3쿠션 테이블 천 직조방식, 즉 GRANITE로 알려진 그 방식을 도입한 업체기도 하다.
▲에스클로스의 사업 가운데, 당구대 천(고리나 천)이 차지하는 비율은.
=현재는 100%다. 지난 2012년, 일종의 차악(次惡)을 선택했다. 경쟁력이 없는 쪽을 포기한 셈이다. (편집자 주=방직섬유로 유명한 에버클로스는 수년전부터 당구대 천 제작에 올인하고 있다고 한다.)
▲ ‘고리나’ 포켓볼 당구대 천도 유명하다.
=우리는 한국을 비롯해 미국 영국 중국 전세계에 존재하는 모든 종류의 당구대 천을 만든다. (캐롬 천을 물론)스누커, 피라마이드 등 만드는 종류도 다양하다. (당구대 천을)입힐 수 있는 폭도 12, 10, 9, 8, 7피트(1피트=약 31cm) 등으로 폭넓다.
▲생산되는 ‘고리나’ 천 가운데 주력 분야는.
=포켓볼 당구대 천은 세계적으로 가장 많이 팔리는 제품이다. 그러나 우리 회사에서 가장 인기 있는 천은 캐롬 당구대 천이다.
▲‘고리나’ 천의 장점은.
=속도, 정밀도, 일관성, 내구성이 뛰어나다.
▲전세계 당구대 천 시장에서 ‘고리나’ 천의 위치는.
=경쟁력이 매우 높은 수준이다. 또한 재구매율이 매우 높다. 한 번 사용해본다면 품질의 우수성을 알 수 있을 것이다. 이런 점 때문에 우리는 계속 성장하고 있다.
▲한국에 관한 질문이다. 우선, PBA와의 동행을 결정한 이유는.
=프로당구 PBA-LPBA는 훌륭한 계획과 멋진 방송노출 환경을 갖추고 있다. 그 첫 발걸음부터 우리는 글로벌 3쿠션 당구를 리드하는 국가에서 (사업에 관한)가능성이 열리길 바랐다.
그 결과 현재는 PBA투어, LPBA투어, 드림투어, 챌린지투어 당구대 천을 공급하고 있다. 최초에는 PBA 팀리그에 필요한 천도 공급했다. 그러나 2년 전 다른 회사가 (팀리그 공식 당구대 천 업체로)참여한다.
▲‘고리나’ 천을 한국시장에 공급하는 데 있어, ‘PBA 공식 후원사’ 타이틀이 긍정적인 영향을 줬나.
=‘공식 후원사’ 타이틀보다도, 우리는 그것(한국시장 입지 상승)이 다양한 방송채널을 통해 (브랜드가)노출되기 때문에 가능할 것으로 생각한다. PBA 투어는 10개의 스테이지가 있다.(편집자 주=시즌별 10개 투어가 다양한 방송채널로 노출된다)
▲한국 내 ‘고리나’ 사업체는.
=스페인에 있는 우리의 모섬유(Wool) 당구대 천 회사에서 직조된 제품을 한국으로 보낸다. 이를 서울에 있는 고리나코리아(대표 임정철)를 통해 한국서 판매한다.
▲한국 내 당구대(대대) 천 시장에서 ‘고리나’ 천의 점유율은.
=약 30%라고 본다.
▲최근 2~3년 새에 한국의 당구대 천 시장에서 ‘고리나’ 천의 점유율이 높아졌다고.
=그렇다. 감사하게도 고리나코리아와 PBA-LPBA 투어 참여구단, (당구대 천)제작인력, 선수들의 피드백 덕분에 당구대 천을 지속해서 개선하고 있다.
▲한국 내 사업 확장에 대한 계획은.
=우리는 당구계에서 차별화된 제품으로, (사업의)다양화 또는 (특정)그룹의 일원이 되는 데 오픈돼 있다.
▲‘고리나’ 천을 사랑하는 한국 당구인들에게 전하고픈 말이 있다면.
=우리는 일관된 제품 라인 방식으로 최고 수준의 품질과 서비스를 제공한다. 앞으로도 그럴 것이다.
한편, 우리 회사는 이미 6세대 구성원을 양성 중이다.(카를로스 고리나는 5세대) 내년엔 창립 190주년을 맞는다. 미래와 경험을 갖춘 회사라는 점을 알려드리고 싶다.
[이상연 기자/큐스포츠뉴스 취재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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