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클럽을 개업해 바빠 사실 연습량이 좀 부족했어요. 그럼에도 3부선수인 제가 1·2부에서 좋은 결과를 내 기쁩니다. 꼭 보너스 받은 기분이에요. 하하”
2부(드림투어) 4강진출한 3부(챌린지투어)선수가, 곧이어 1부 데뷔전서 ‘랭킹2위’ 마르티네스를 꺾는 파란으로 화제다. 주인공은 올시즌 프로당구 PBA에 데뷔한 이대웅(41).
이대웅은 지난 27일, 23/24시즌 마지막 정규투어 9차전 ‘크라운해태 PBA챔피언십 2024’ 128강서 다비드 마르티네스를 세트스코어 3:0으로 꺾었다.
현 3부(챌린지투어) 14위인 그가 와일드카드로서 맞은 1부 데뷔전에서 ‘시즌랭킹 2위’ 마르티네스마저 격침하며 이변을 썼다. 동시에 3부리거 출신들의 만만찮음도 입증해낸 그다.
이 ‘깜짝 승리’ 직후 이대웅에게 전화로 소감을 묻자 그는 “기대감을 내려놓고 한 수 배우려던 경기에서 이겼네요”라며 허허 웃었다.
그의 ‘언더독’ 기질은 9일전(19일), 올시즌 2부 마지막 투어서도 4강진출로 연출됐다. 이 대회 또한 와일드카드로 출전한 그다. 만약 그가 4강 넘어 결승에 올랐다면, 2부의 ‘1부직행 티켓’ 한 장은 그의 차지였다.
당시 4강전서 “욕심부리니 탈이 났다”고 회상한 이대웅이다. 그러나 현 3부리거인 그는 “남은 2개 투어에서 꼭 3위권에 들어 1부로 직행하고 싶다”는 솔직한 바람을 드러냈다.
이대웅은 올시즌 3부로 PBA에 데뷔한 선수다. 지난 2010년 수원당구연맹서 전문선수로 등록, 전국대회 3위(21년 영광전국대회) 등 입상기록을 남겼다.
이런 자신을 그는 “변변찮은 선수”라고 평가했다.
“올해 2월, 아시아캐롬선수권 1쿠션 대표로 선발돼 생애 처음으로 ‘태극마크’를 달아 자신감이 차올랐어요. 하지만 영광은 거기까지였죠. 당구선수라는 자부심 하나로 살아온 저는 더 늦기 전에 프로무대를 밟아보고자 PBA 데뷔를 결심했어요.”
그의 결심은 시즌 끝자락에 이변의 연속으로 빛나고 있다.
한편, 그는 2주전인 지난 13일 자신의 클럽(용인 옵티머스점)을 오픈, 정신없는 하루를 보내는 중이었다. 해당 클럽에선 그의 업무경험 노하우가 담긴 큐 공방도 운영된다고 한다.
이에 이것저것 신경쓸 것이 많이 연습량이 부족한 처지라는 그는 28일 ‘베테랑’ 임태수와의 1부투어 64강전을 앞두고 있다. 경기는 오후 4시30분 예정이다.
이 경기에 대한 자신감을 들어볼 요량이었으나, 이대웅은 덤덤했다.
“진심으로 아무 욕심이 없어요. 기대를 놓고 즐기려고요. 각오 대신 이 말을 꼭 전하고 싶어요. 수원당구연맹에서 함께 오래 활동하며 저를 항상 좋은길로 인도해주신 ‘멘토’ 한춘호 코치님. 감사합니다.”
[이상연 기자/큐스포츠뉴스 취재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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